실질 고등교육 예산, 타부처·지자체 전체 교육예산 15.9% 불과
올해 기준 실질 고등교육 예산 4조원 불과
시도교육청 "별도의 재정확충 재원 강구해야"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초·중·고교에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일부를 대학 등에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시도교육청과 대학들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변하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의회)와 전국 4년제 일반대학의 의견을 대변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교협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전체 교육예산은 증가추세를 보였지만, 실질 고등교육예산의 증가추세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취지의 분석 자료를 13일 공개했다. 대학교육에 투자되는 일반지원 사업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장상윤 교육부 차관, 최상대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및 고등교육 재정 확충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급변하는 미래사회 교육 수요를 둘러싼 교육재정의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되었다. 2022.09.07 yooksa@newspim.com |
이날 대교협이 분석한 우리나라 전체 및 교육부 소관 교육예산과 고등교육예산을 살펴보면 올해 기준 실질 고등교육예산은 4조원에 불과하다. 교육부 소관 전체 교육예산의 4%로, 비중은 2011년 대비 0.4%p 줄었다는 것이 대교협 측의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전체 고등교육예산도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0년 기준 실질 고등교육 예산은 11.9조로 타부처 및 지자체 포함 전체 교육예산의 15.9% 수준이었다. 비중은 2011년보다 1.4%p 줄었다.
특히 대교협은 고등교육 재정지원 사업비 중 대학 교육에 투자되는 '일반지원 사업비'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2020년 기준 고등교육 재정지원 사업비 중 대학에 지원되는 사업비는 6조7000억원 수준이지만, 대학교육에 투자되는 일반지원 사업비는 17.3% 수준인 2조5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처럼 대교협 측에서 고등교육 예산에 대한 분석 자료를 낸 것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교부금 개편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구성된 '교육교부금'법을 개정하고,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법'을 신설하자는 것이 골자다. 교육교부금을 구성하고 있는 교육세의 재원을 고등교육특별회계로 편입해 대학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 경우 매년 3조원 가량의 고등교육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오는 18일 열릴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과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법 등이 상정된다.
/제공=한국대학교육협의회[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2.11.12 wideopen@newspim.com |
고등교육에 예산을 뺏길 위기에 처한 시도교육청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지난 10일 교육감협의회는 교육재정이 줄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교육교부금 쟁점 분석 및 미래교육 수요 전망' 보고서를 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지만, 학교·학급 수는 줄지 않기 때문에 교육재정이 늘어야 한다는 것이 교육감들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학교수는 1만6710교로 2017년 대비 353교(2.2%), 학급수는 24만3521학급으로 4563학급(1.9%), 교사 수는 40만5095명으로 8981명(2.3%)이 늘었다. 운영비는 학교 1개교당 지난해 기준으로 2억 6400만원으로 2017년보다 353교가 늘어나 총예산 기준으로 약 932억원이 증가했다.
다만 매년 교육당국과 재정당국이 다 쓰지 못한 예산의 처리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만큼 향후 쟁점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교협 측은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에 직접적으로 투자되는 비용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합리적인 교육재정 개편 방안과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별도의 재원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학생 수가 감소했으니 예산도 줄이자는 요구보다는 담대한 교육투자로 미래교육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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