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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드실 만큼만'…김장철 재료값 상승에 "부담스러워"

기사입력 : 2022년11월04일 16:59

최종수정 : 2022년11월04일 16:59

식당·가계 "김장값 부담스러워" 한목소리
배춧값은 낮아져도 조미료·양념채소 가격 늘어
포장김치 가격도 올라…절임배추 쏠림 현상도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남기지 말라고 스티커 붙여놨죠…"

필수적인 반찬인 김치를 뺄 수도 없고, 양을 줄이자니 손님들에게 면이 서지 않는다. 식당가가 김장값 인상에 몸살을 앓는 이유다. 칼국수집을 하는 이씨는 "먹던 게 있으니까 바로 알기 때문에 절대 (양을) 줄일 수는 없다. 힘들어도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감수해야 된다"고 토로했다.

식당은 기존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4일 찾은 을지로입구 지하상가 분식집에는 '김치는 드실 만큼만'이라는 공지가 붙어 있다. 김치를 마음껏 드시되 버리지는 않도록 손님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다. 다만 김치를 음식 주재료로 사용하는 식당에서는 가격을 올릴까도 고민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김장값이 오르자 한 분식집에서는 김치를 마음껏 드시되 버리지는 않도록 손님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메모지를 붙였다. 2022.11.04 hello@newspim.com

개인도 김장값이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매년 김장을 한다는 김씨(50)는 "양념을 줄이면 맛이 없어져서 양을 줄일까 생각 중"이라며 "지난해에는 20kg 정도를 했는데 올해는 10kg로 줄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여름 급격히 인상됐던 배추 가격은 최근 안정세를 보인다. 지난달 들어 수급이 안정된 탓이다. 올여름 폭우와 태풍 등의 여파로 9월에는 포기당 1만 원을 넘나들었지만,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농업 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배추 10kg 도매가격은 평년(6674원)과 비슷한 7000원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평균인 1만1146원과 비교할 때 37.2% 떨어졌다. 

문제는 양념채소 가격이다. 11월 양파 1kg 예측 도매가격은 60% 폭등한 1500원에 달한다. 깐마늘(25.1%), 대파(14.4%), 건고추(8.4%)의 상승 폭도 컸다. 용문시장에서 김치를 판매하는 김씨(70)는 "배춧값은 추석 때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 정도고, 쪽파 가격도 1만4000원에서 1만원으로 내렸다"면서도 "조미료 종류는 지난해보다 100프로 올라서 가격 자체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8.21 yooksa@newspim.com

김장김치의 대안이 됐던 포장김치 가격도 올랐다. 대상은 지난달 1일자로 김치류, 장류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종가집 브랜드 김치는 평균 9.8% 인상됐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 9월 15일부터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두 회사 모두 1년에 2번 김치값을 올리게 됐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추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인데, 10월 중순부터는 배추 수급이 안정돼 포장김치 판매업체들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절임배추가 반대급부로 상승세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티몬은 지난달부터 고창·괴산·해남 등 지역 대표 절임배추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김장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지난달 절임배추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345% 증가했다. 지난달 이마트의 절임배추 사전예약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0%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가격 경쟁력과 예약 배송 덕에 절임 배추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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