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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사각지대](하) 일상 봉쇄 쪽방촌 "추워서 목욕은 꿈도 못 꿔"

기사입력 : 2022년11월07일 08:02

최종수정 : 2022년11월07일 08:02

보일러 연료비 상승에 걱정 태산
'뜨거운 물' 구할 길 없어 목욕 못해
"연탄 후원 많으나 기름 후원 부족해"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급작스러운 한파에 시달리는 겨울철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과 쪽방촌, 노숙자 등 취약계층은 매년 찾아오는 혹한에 생존을 위협받는 고통을 겪고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가 나서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뉴스핌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이들의 대한 지원 현황과 현장 목소리 등을 조명한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겨울에 목욕은 추워서 못해...그냥 전기장판 안에서 이불 덥고 밖에 잘 안 나가."

올 9월말 기준 서울 내 쪽방촌은 총 5곳(종로구 돈의동·종로구 창신동·중구 남대문5가·용산구 동자동·영등포)이며 총 3520개의 쪽방에 2407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주민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60대 이상 중장년층 및 노년층이 다수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쪽방 내부 2022.11.03 mrnobody@newspim.com

쪽방은 대부분 6.6㎡(약 1.9평) 이내 크기로 대부분 부엌·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건물도 낡고 오래됐으며 도시가스가 설치돼 있지 않아 난방을 위해 연탄이나 기름 보일러를 이용한다. 특히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곳이 태반이라 겨울나기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에 서울시는 매 겨울, ▲물품 후원 63종(잠바, 이불, 전기장판 등) ▲소방점검 ▲간호지원 등을 제공하지만 주민들의 꽁꽁 언 몸을 녹이기엔 역부족이다.

"전기장판 있어도 실내 추워...보일러 필요해"

11월 초이지만 유달리 그늘진 영등포 쪽방촌 골목은 벌써부터 겨울이 온 듯 했다. 얼룩덜룩한 패딩점퍼를 입은 어르신들은 조그마한 슈퍼 앞에 모여 큰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열린 문틈 사이로는 전기장판 위에 몸을 누인 주민도 보였다.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이번 겨울은 걱정이 많아" 영등포 쪽방촌에서만 50년 넘게 사셨다는 정모(90대)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은 걱정으로 더 어두워 보였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쪽방 내 다용도실 2022.11.03 mrnobody@newspim.com

정 할머니는 "전기장판이 있기는 한데 우풍이 심해서 보일러 없이는 생활하기가 어렵다"다면서 "특히 나이를 먹어가면서 무릎도 안 좋고 갈수록 추위를 견디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화 직후 정 할머니는 지팡이에 의지해 비좁은 방으로 이내 사라졌다.

얼마 안가 골목에서 마주친 김모(70대) 할머니의 걱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허리와 다리 수술을 해 거동이 불편하다는 김 할머니는 "전기장판이 있으면 바닥은 따뜻할지 몰라도 벽이 얇아서 안에 공기는 차갑다"며 "근데 기름값도 너무 비싸고 보일러도 고장나서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뻥 뚫린' 화장실...겨울철 찬물로 목욕 불가능

김 할머니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집은 단열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페인트가 다 벗겨진 시멘트 벽 사이에 썩어가는 얇은 목재 현관문이 자리했다. 또한 공유 화장실로 보이는 곳은 변변한 창문도 없이 뻥 뚫려 있어 씻고 있는 어르신을 골목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정도였다.

김 할머니는 "아직까지는 그래도 찬물로 씻을 만한데 좀 더 추워지면 샤워는 꿈도 못꾼다"면서 "쪽방상담소에 샤워실이 있긴 한데 남녀 공용이라 여자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골목에서 바라본 쪽방 모습. 오른쪽 창문 없는 화장실에서 씻는 중인 어르신. 2022.11.03 mrnobody@newspim.com

영등포구는 목욕 여건이 열악한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동 목욕차량'을 운영한다. 그러나 겨울철인 11월부터 1월까지는 동파 위험으로 운영하지 않고 2월 점검을 거쳐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 즉 주민들은 겨울철 '뜨거운 목욕'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근처 쪽방상담소와 영등포구 희망지원센터 내에 목욕 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모두 남녀 공용이라 여성 주민들의 이용률은 저조하다.

김형욱 영등포 쪽방상담소장은 "지금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목욕 시설 등 편의시설 확충이다"라면서 "올해는 좀 어렵고 내년에는 쪽방촌 근처 건물을 임대해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쪽방촌 내 연탄과 기름보일러가 6:4인데 대부분의 후원이 기름보다는 연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민들에 대한 기름 지원이 충분치 않을 수 있음을 은연중 내비쳤다.

Mrnobod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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