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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재난] "보상 어렵다"던 무료서비스도 "재검토" 입장 선회...배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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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센터장 "무료 이용자에게도 보상 검토"
카카오 "무료이메일 보상 진행 어렵다"서 "재검토"로 입장 선회

[서울=뉴스핌] 박두호 인턴기자 = 카카오가 무료서비스 장애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보상 검토 작업에 나섰다. 이미 일부 이용자들의 피해보상 요청에 '이메일 등 무료서비스에 대한 보상은 어렵다'는 답변 메일을 보낸 상태이지만 이에 대해서도 '내부 착오다. 검토해 다시 안내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는 과정에서 '무료서비스에 대한 배상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이후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무료서비스에 대한 손해배상은 법적 근거가 약해 배임 이슈가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어서 카카오와 주주들과의 또 다른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 "메일 무료 이용자 보상 불가" 공지했던 카카오, "다시 검토하겠다" 

31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 측은 다음달 1일까지 무료서비스를 포함한 피해접수를 받아 본격적인 보상 검토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상당 수의 정부 기관과 기업들은 업무 메일로 카카오메일을 연동해 이용해왔다. 이들은 카카오 먹통 때 업무 차질을 겪었다.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카카오메일을 이용해 보도자료와 설명자료를 배포해왔으나 서비스에 장애가 생기자 카카오톡 서비스로 자료를 첨부한 바 있다.

카카오메일을 사용하는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카카오메일로 이직 지원을 했다가 카카오 메일 접속이 막혀 회사에서 안내하는 메일을 확인하지 못해 시험조차 치르지 못했다"며 "피해 접수는 했는데 어떻게 보상을 해준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박두호 인턴기자 = 카카오메일이 지난 25일 보상 진행이 어렵다고 안내한 내용.

<뉴스핌>은 카카오메일을 업무 메일로 사용하고 있어 관련 증빙자료를 첨부해 피해 접수를 했으나 지난 25일 카카오 고객센터로부터 카카오메일 서비스 장애로 인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답장을 받았다. 

'무료 메일 서비스에 대한 보상이 어렵다'고 안내했던 카카오 측의 입장은 최근 번복됐다. 카카오 측 관계자는 <뉴스핌>과 전화통화에서 "내부 착오로 일부 이용자에게 보상이 어렵다는 안내 메일이 나갔다"며 "11월 1일까지 피해 접수를 받고 나서 최종적으로 내용을 검토하고 다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센터장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 초반에는 "무료서비스는 세계적으로도 보상한 선례가 없다"고 언급하는 등 무료서비스 이용자 보상에 소극적인 반응이었지만 국회의원들이 질타가 이어지면서 '무료서비스 보상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시 정청래 과방위 위원장을 비롯해 의원들은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없으면 오늘날의 카카오가 어떻게 있겠는가"라며 김 센터장을 질타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장애 기간에 생긴 손실을 원상회복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며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서 겪었던 불편에 대한 보상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범수 증인의 입만 바라보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생각해서 개괄적 의견이라도 밝혀달라"며 "과거 통신국 화재 때 피해 증빙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일괄적으로 지원금 지급을 검토했었는데 그럴 의사가 있나"라고 질의했다.

결국 김 센터장은 무료 서비스 이용자의 피해 사례를 모은 뒤 일괄적인 지원금 지급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 종합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무상서비스 보상 '첩첩산중'...정부도 가이드라인 검토 시작 

카카오는 앞으로 보상 협의체 구성, 보상안 확정, 지급까지 복잡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회사, 이용자, 주주, 정부 간의 입장 간극을 좁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무료서비스 이용자에게 실제 보상까지 이어지려면 카카오 주주들의 반발과 법적 검토, 보상과 범위 등 합의할 사안이 많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과방위에서 보상 문제를 질의했던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실 측은 "카카오 측과 보상 계획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며 "아직 카카오, 네이버, SK 3사 대표가 회동하지 않았고 내부에서도 책임 논란이 있어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료 이용자 보상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카카오 무료서비스 보상 문제에 정부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무료 이용자 보상 가이드라인 검토를 시작했다. 

현재 카카오 유료 서비스 피해 보상 규모는 약 400억원으로 추산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무료 서비스 보상은 아직 구체적인 추정치가 나오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KT 화재 사건도 참고한다는 입장이다. 2018년 KT 서울 아현지사 화재 때 KT는 카드 결제, 주문 영업 등을 하지 못해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소상공인에게 1인당 40만 원에서 120만 원을 지급했으며 간접적인 피해를 받은 일반 통신 고객은 1개월에서 6개월 동안 이용 요금을 감면해 총 470억 원 정도를 보상했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018년 11월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

당시 소상공인 보상금 지급 기준은 장애 복구기간에 따라 1~2일은 40만 원, 3~4일은 80만 원, 5~6일은 100만 원, 7일 이상은 120만 원 이었다.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만 통신 장애가 생긴 것인데도 보상협의체 구성까지 2달이 소요됐고 지원금 지급까지 6개월이 걸렸다. 이번 카카오 사태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여서 보상 범위와 금액을 산정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무료서비스 보상' 주주들 반발 예상...배임 이슈 부각 가능성

무료서비스에 대한 보상은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사안이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카카오가 내부 보상안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주주들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경영진의 배임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무료서비스는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능하며 카카오 약관에도 관련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다. 

전기통신사업법 33조(손해배상)와 시행령(37조 11항)에 따르면 '손해가 불가항력으로 발생한 경우 배상책임이 경감되거나 면제된다'고 기재돼 있고, 예외 조항으로 '이용요금 없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경우'라고 제시돼 있다. 즉, 카카오 화재가 막을 수 있는 재난이라고 하더라도 예외 조항으로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게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된다는 법적 의무는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카카오약관 15조 3항에는 '회사의 과실로 회원이 손해를 입으면 본 약관 및 관련 법령에 따라 손해를 배상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역시 예외 조항으로 '무료서비스 이용으로 인한 손해와 간접 손해는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제시돼 있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변호사는 "과기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경영진 입장에서는 무료 서비스에도 보상 명분이 생긴다"며 "가이드라인으로 주주들의 반발은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무료 서비스 배상에 대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이라는 주장은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의 자율 보상안이나 과기부의 가이드라인이 있어도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다고 할 것이고, 보상 기준에 실망한 사람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할 것이다"라며 "결국 카카오 보상 문제는 법원에서 최종적인 결론이 나와야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무료 이용자에게 보상을 해야 된다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은 맞으며 주주들은 법적 근거가 없으니 경영진의 지급 결정에 반발하고 배임을 주장할 수도 있다"며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면서까지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게 보상하는 것은 안되지만 향후 미래 가치, 이용자를 이탈하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 그리고 신뢰에 대한 투자 관점으로 무료 이용자에게 보상한다는 경영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walnut_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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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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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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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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