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시장의 예상보다 작은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경제가 가벼운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며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신호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26일(현지시간) 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오버나이트 금리 목표치를 기존 3.25%에서 3.75%로 50bp(1bp=0.01%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캐나다 중앙은행 건물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당초 시장에서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9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완만한 폭의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준비된 발언에서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이 곧 종료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 긴축 국면은 끝날 것"이라며 "우리는 (긴축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 거기에 이르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는 "통화 정책이 수요를 얼마나 둔화시키는지, 공급 문제 해결과 인플레이션 및 인플레이션 기대가 (통화정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캐나다의 인플레이션이 안정 목표인 2%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지만, 적정한 수준의 긴축을 위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6월 8.1%(전년동기 대비)로 정점을 찍은 이후 9월 6.9%로 둔화했지만, 근원 CPI 상승률(전년대비)은 5.4%로 8월의 5.3%에서 소폭 오르며 여전히 물가 안정 목표를 두 배 넘게 웃돌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한 분기 경제 전망에서 캐나다 중앙은행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공급망 차질 완화를 이유로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은행은 CPI 상승률이 내년 말에 3% 수준으로 떨어지고, 2024년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4분기에서 내년 2분기 사이 캐나다 경제가 두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정의되는 기술적 침체에 빠져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은행은 "경제 성장세가 올해 4분기부터 멈추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초 경제는 수요가 과도한 상황에서 공급이 과도한 상황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높아진 침체 위험에 대비해 금리 인상폭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3월부터 다섯 차례 총 350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캐나다에서 기준금리가 향후 수개월 내에 4.0~4.25%로 정점을 찍을 것이란 베팅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날 금리인상 결정 발표 전에는 4.5%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았으나 예상보다 완화적인 이날의 결정에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도 다소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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