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주민 수백명 회의장 난입
입지선정위원회 주민설명회 무산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초지일관 소각장 백지화! 돈도 필요없다!"
서울시가 신규 폐기물 소각장 건립지를 마포구 상암동으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폐기물 소각장) 입지선정위원회는 18일 오후 3시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주민 수백명이 설명회장에 들이닥쳐 단상 점거 후 농성을 벌여 설명회는 결국 열리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 설명회장 2022.10.18 |
이날 설명회장이 위치한 누리꿈스퀘어 밖은 설명회 시작 전부터 마포소각장 추가 백지화투쟁본부(이하 소반투) 소속 주민 수백명에 의해 시끌벌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마포구 비례대표인 최은하 구의원은 "저는 9시부터 왔고 다른 주민들은 대부분 12시 30분에 MBC 광장에 모였다"고 말했다.
소반투는 회의 시작 약 30분전부터 회의장에 밀어닥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연신 "소각장 백지화", "오세훈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입구에서 대기 중이던 관리자들과 실랑이 끝에 제지를 뚫고 회의장 문을 열어젖혔다.
회의장 입성에 성공한 주민들은 '전면 철회', '소각장 추가 결사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호루라기를 크게 불어대며 설명회 진행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일부 주민들은 "잡아 죽여라" 등 비속어를 쏟아내기도 했다.
주민들이 들어와 단상을 점거하고 소리를 높이자 결국 미리 착석해 있던 서울시 관계자들은 결국 자리를 떴고, 빈자리에는 앉아 있었어야 할 관계자의 직함만 덩그러니 남게 됐다.
주민들이 설명회장 안으로 진입한 지 30분도 안 돼 단상 위 아래 할 것 없이 주민들로 가득 찼다. 단상 위를 점거한 주민들은 기자들을 향해 연신 "소각장 백지화"를 외쳤고, 단상 아래에서는 있는 힘껏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 소리를 지르는 사람, 심지어 아프리카 전통악기 '부부젤라'를 부는 사람까지 등장하며 설명회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변행철 마포소각장 추가 백지화투쟁본부 위원장 2022.10.18 mrnobody@newspim.com |
변행철 소반투 위원장은 "평화적으로 설명회에 참석하려고 했는데 식순이 적힌 종이를 가져가려던 저를 서울시 관계자가 막았다"면서 "미리 주민들에게도 단상에 올라가거나 소리지르는 행위를 하지말라고 말해 놓은 상태였는데 위원장이 저지되니까 다들 흥분해서 결국 일이 이렇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오세훈 시장과의 대화에서 설명회 개최를 위한 조건으로 ▲21일에 열리는 주민공람회 이후에 설명회 열 것 ▲주민설명회 72시간 이전에 비공개 회의록이 아닌 온전한 회의록을 제공할 것 등 두 가지를 제시했다고 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이러한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변 위원장은 "서울시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기 전까지 우리는 주민설명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한종희 씨는 "오늘 투쟁에 참석하기 위해 연차까지 쓰고 왔다"면서 "이런식으로 절차만 지켜 소각장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서울시를 믿을 수 없다"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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