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 및 러시아 제재...알루미늄 공급 조정
한국, 알루미늄 주요 수입국 인도, 호주, 말레이시아
공급 대란 우려 적지만 가격상승 도미노 우려 존재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산 알루미늄 제재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에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상승과 공급 불안정을 우려해서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알루미늄 수입은 비중은 인도가 가장 높아 당장의 공급 부족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중국의 전력난과 러시아 제재 가능성 등으로 알루미늄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생산단가 상승 등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14일 런던금속거래소(LME)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3.1% 올라 톤 당 230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7.3% 급등하며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알루미늄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금속 중 하나로 강철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속이다. 생산량 상위 5개국은 중국(57%), 러시아(5%), 캐나다(5%), 인도(5%), 아랍에미리트(4%)다.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2022.10.14 aza@newspim.com |
한국의 경우 중국이 아닌 인도와 호주, 말레이시아에서 80% 가량의 알루미늄을 수입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알루미늄 수입액은 약 29억8000만 달러(약 4조2625억원)로 수입국은 주로 인도(57%), 호주(12%), 말레이시아(10%), 아랍에미리트(5%), 러시아(3%) 순이다.
이렇다 보니 미국 행정부의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 제재로 당장 국내 산업계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 등이 알루미늄 생산을 줄이고 있어 향후 알루미늄 공급 부족과 생산단가 상승우려는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국인 중국은 탈산소 정책과 전력난으로 알루미늄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 알루미늄 주요 생산지인 윈난성은 전력난으로 지역내 알루미늄 제조업체들에 대한 전기 공급을 줄이고 있다. 알루미늄 제조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천연가스 등의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전력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제재까지 추가되면 공급부족과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알루미늄은 휴대폰과 가전, 자동차, 건축자재 등에 주로 쓰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루미늄은 가전과 자동차 등에도 쓰이지만 건축자재에 많이 쓰이고 있다"며 "중국발 건설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알루미늄 재고가 늘어나는 듯 했으나 곧 공장 전력난으로 공급을 줄이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다시 오르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알루미늄 가격이 오를 경우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주요 수입국이 인도, 호주, 말레이시아가 80%를 차지해 타격은 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의 알루미늄 수입량 중 러시아 비중은 3%에 불과하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향후 알루미늄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면 제품 가격도 오르게 돼 있다"며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국이 공급을 줄이지 않더라도 한쪽에서 공급이 줄면 가격은 서서히 오르게 돼 있어 제품전가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 셔터스톡] |
당초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제재 대상에 알루미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휴대폰부터 가전, 자동차까지 전방위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금속이어서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퍼붓자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전면 금지 등의 여러 대응안을 논의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알루미늄 제재 검토와 관련 △전면 수입 금지 △실질적인 거래 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징벌적 수준의 관세 부과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 제재 등 세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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