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 형식 지붕 마감재 구멍나 빗물 유입...한 때 업무 마비
울진군 "응급복구...누수 원인 찾아 항구 복구 방안 마련"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에서 개청(開廳)한 지 닷새가 지난 한 신축 면사무소 청사에서 빗물이 흘러내려 한 때 행정민원 업무가 마비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또 직원들은 느닷없는 빗물 세례에 컴퓨터와 사무기기를 비닐로 황급히 덮는 등 한바탕 북새통이 일었다. 마침 면사무소를 들른 민원인들도 갑자기 쏟아지는 빗물에 몸을 피하며 경악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부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울진군은 빗물 누수 원인 파악에 나서는 한편 응급복구와 함께 본원적인 복구를 위해 시공사 측에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4일, 새로 개청식을 가진 지 닷새만에 옥상으로부터 빗물이 유입되는 누수사고가 일어나자 직원들이 컴퓨터 등 사무기기를 비닐로 감싸놓은 경북 울진의 죽변면사무소 새 청사.[사진=독자제공]2022.10.07 nulcheon@newspim.com |
문제의 청사는 지난달 30일 개청식을 가진 죽변면사무소.
새 청사에 갑자기 빗물이 쏟아진 것은 지난 4일. 당시 울진지역에는 평균 20mm를 조금 넘는 비가 내렸다.
빗물은 죽변면사무소 돔 형태의 옥상으로부터 내부 사무실로 흘러내렸다.
해당 사무실은 청사 1층으로 면사무소 5개 부서 중 민원과 관련된 4개 부서가 있는 곳이다.
지난 8월 준공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신축건물에서 심각한 누수현상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책임규명을 요구하는 등 부실 시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울진군 관계자는 누수 당시 시공 관계자와 옥상 돔 형식의 지붕 이음새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지붕 마감재 이음새 실리콘 처리 부분에 갈매기 등 야생 조류가 쪼은 것으로 추정되는 '쪼임 흔적'이 복수로 발견됐다며 '새 쪼임'이 누수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수 당시 시공 관계자들이 돔 마감재로 사용한 실리콘을 제거하고 재시공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다"며 "비가 그치는 대로 응급복구 보강과 함께 정확한 누수 원인을 규명하고, 본원적인 복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또 지난 8월 준공 이후 개청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왔다. 이 기간 태풍 등 집중호우가 있었으나 누수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당혹해 했다.
건축 관련 전문가들은 해당 건물이 바다 인근에 위치하는 등 지리적 여건 상 갈매기 등 조류의 '쪼임'에 의한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 상에는 옥상 실리콘 마감 방식의 건물에서 조류 등의 쪼임에 의한 누수 사례가 다수 확인되는 점도 이같은 개연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개청식을 가진 죽변면사무소 새 청사가 개청 닷새만인 지난 4일 빗물이 흘러내리는 등 심각한 누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직원들이 청사 내부 곳곳에 물통을 늘어 놓고 우산을 받쳐 든 채 행정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독자제공]2022.10.07 nulcheon@newspim.com |
또 다른 건축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빗물 누수 관련, 유리재질의 돔을 마감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실리콘 시공 과정에 대한 건전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계도면상의 실리콘 도포 두께와 실제 시공 실리콘 도포 두께의 적합성과 해당 면적의 균일성 등을 정밀하게 확인해야한다는 것.
한 주민은 "누수 요인이 갈매기 등 조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지만 해당 건축물의 설계와 시공,감리 과정에서 '조류 쪼임' 등의 유사 사례는 기본적으로 반영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누수 원인 분석 결과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이든 부실 시공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 항구적이고 본원적인 복구를 위한 복수의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 제시할 것을 요구한 상태"라며 "정확한 누수 원인 분석을 통한 재발방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죽변면사무소 새 청사는 사업비 49억5000만원을 들여 지난 2019년 9월에 신축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2021년 2월 착공한 후 올해 8월 준공했다.
또 새 청사는 지하1층, 지상2층 연면적 1380㎡규모로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설계공모를 적용받았으며,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죽변항의 상징인 갈매기를 형상화한 양쪽 건물 사이 돔 양식의 지붕으로 설계됐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