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도 외주화...대용량 밀키트·반조리 상품 각광
CJ프레시웨이, 외식 브랜드 론칭 사업 나서기도
"시간·인력 절감"...식자재공장이 식당 주방을 대체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집밥에 이어 외식의 외주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식자재기업이 직접 메뉴, 콘셉트를 조사해 고객사의 외식 브랜드 론칭을 돕는가하면 식당, 급식소 등 B2B 사업장에 대용량 밀키트와 반조리 상품을 납품하는 센트럴키친 사업도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가 B2B(기업간거래) 사업장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대용량 밀키트' 사업 매출액은 지난 4월 첫 출시 이후 지난 8월까지 월평균 46%씩 증가했다. CJ프레시웨이는 '생어거스틴 꿍 팟 봉커리', '봉추찜닭' 등 유명 프랜차이즈의 메뉴 뿐만 아니라 로제 치즈 떡볶이, 비건 버거 밀키트 등 30인 내외 분량의 식사를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는 대용량 밀키트 신제품을 학교 급식 사업장에 월평균 2개 가량 선보이고 있다.
CJ프레시웨이가 급식소에 공급한 '봉추찜닭 대용량 밀키트'로 만든 식단. [사진=CJ프레시웨이] |
대용량 밀키트 뿐만 아니라 직접 고객사를 도와 외식브랜드 론칭도 주도한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프랜차이즈업체 두가지컴퍼니의 배달전문 외식브랜드 '밥앤동'을 론칭했다. 고객사의 신규 브랜드 론칭을 돕는 '브랜드 솔루션 사업'의 일환으로 직접 콘셉트와 메뉴 등을 기획해 제안한 것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속적으로 밥앤동의 신메뉴 개발을 지원하고 식자재 납품도 전담할 예정이다. 가맹점이 늘수록 식자재를 납품하는 CJ프레시웨이의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부터 대용량 밀키트, 브랜드 솔루션 사업 등을 포괄하는 '밀·비즈니스 솔루션(밀 솔루션)' 사업을 본격화했다. 실제 밀 솔루션 사업이 순항하면서 지난 2분기 CJ프레시웨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7000억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4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1.7% 신장했다.
식자재업계 전반에서도 '외식의 외주화'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밀키트 전문업체인 프레시지는 지난해 4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B2B 전용 대용량 밀키트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배달 전문 공유 주방 등 대형 사업장에 자체 밀키트를 선보이는 등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외식·급식사업장에 반조리 제품을 공급하는 센트럴 키친(Central Kitchen·중앙 집중식 조리) 시장도 급성장한느 추세다.아워홈은 2009년 설립한 안산공장에 센트럴키친을 도입해 햄 등 250여 종의 반조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등 업체들도 센트럴키친 방식의 제품의 생산·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그린푸드의 스마트푸드센터. 이곳에 마련된 센트럴키친에서 반조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미지=현대그린푸드] |
기존 외식·급식장에서는 재료를 씻고 다듬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들여왔지만 대용량 밀키트와 반조리제품을 활용하면 익히거나 끓이는 등의 단순 조리로 간편하게 메뉴를 완성할 수 있다. 복잡한 레시피 구상 단계를 생락하고 전처리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가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식당, 급식사업장의 주방역할을 식품 및 식자재업체의 '공장'이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센트럴키친 중심의 대용량 밀키트, 반조리 상품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식당의 개념 또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곳'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단순화될 공산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조리 실력이 없어도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된 메뉴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고 시간, 인력, 공간 등을 확연히 아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라며 "고객사도 급식소 뿐 아니라 일반 식당, 주점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