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CPI도 전년比 6.5%오르며 역대치 경신
에너지 41%↑·비가공 식품 가격도 13%↑
ECB, 10월 회의서 75bp 가능성에 '무게'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0%에 육박하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오는 10월 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에도 한층 힘이 실렸다.
[니스 로이터=뉴스핌] 고인원 기자= 프랑스 니스의 한 지역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모습, 2022.07.01 koinwon@newspim.com |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 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0.0% 뛰었다.
직전 달인 8월(9.1%)에 비해서도 물가 상승세가 강화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사전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9.7%)도 뛰어넘었다. 통신은 일부 회원국의 경우 70여 년 만에 가장 가파른 물가상승률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지만, 서비스에서 산업재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물가 품목이오르며 인플레 수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양상이다.
물가 품목을 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에너지 가격과 식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41% 올랐으며 비가공 식품 가격도 13% 상승했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9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1% 오르며 8월(5.5%)에 비해 상승세가 강화했다.
이처럼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이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ECB 내에서도 내달 27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앞서 두 차례 총 125bp 인상한 데 이어 75bp 추가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ECB 출범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2.02 mj72284@newspim.com |
시장에서는 현재 0.75%대 유로존 예금금리가 연말 2%까지 오른 뒤 내년 봄 3%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켄 와트렛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두 자릿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로 보아 ECB가 심각한 경제 침체 위험에도 불구하고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유럽 내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어 앞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안정을 찾기까지 아직도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는 데 있다.
여름내 유럽에서 이어진 가뭄에 식품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유로화가 역사적 약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화로 표시되는 에너지 가격이 한층 오르며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유로존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며 물가 상승세가 다소 완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미 기록적인 에너지 가격과 천연가스 부족으로 유로존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이 빠르게 잠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2일 발표된 유로존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마이너스(-) 28.8로 전월 -25.0보다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 유로존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져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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