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출발한 곳을 분명히 알아야 갈야 할 곳을 명확히 알 수 있다(知所從來, 方明所去)."
팡쿤(方坤) 주한중국대사관 공사는 20일 오전 9시부터 서울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제10회 중국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중국포럼'은 한중 양국 관계가 달라진 국세 정세 속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한 가운데 개최됐다. 특히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고 중국 역시 공산당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와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이번 포럼은 '한중 수교 30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양국 석학 및 전문가와 함께 새로운 30년 공동 이익을 위한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팡 공사는 '지소종래, 방명소거'를 주제로 ▲중한(한중) 관계가 걸어온 길 ▲한중 관계 발전이 가져온 이익과 변화 ▲한중 관계의 미래 발전 방향에 관해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팡쿤 주한중국대사관 공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한중 수교 30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열린 제10회 중국포럼에서 중한관계, 걸어온 길과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주최한 이번 포럼은 한중 수교 30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한 한중 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위한 공동이익의 길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2022.09.20 hwang@newspim.com |
팡 공사는 먼저 한중 양국이 수교 이후 불과 30년 만에 정치·경제·사회 면에서 비약적인 거대한 발전을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양국 수교 30년의 역사는 양국이 상호 존중·상호 신뢰를 토대로 호혜 공영을 실현했음을 충분히 증명해 보였다"며 "양국 관계 발전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자 지역 및 세계 평화 번영에 도움을 주는 것이므로 양국 공동의 노력을 통해 이러한 관계를 더욱 공고히하고 잘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여전히 양호한 토대를 갖고 있지만 많은 새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내부에 부정적 대중 여론이 확산하는 것과 한중의 '디커플링'을 주장하는 목소리고 커지고 있는 것, 미중간 분쟁 악화가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중 관계가 악화한 데 대해 팡 공사는 "미국에 완전히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미 양국은 각각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 세계 최대 선진국이고 세계 양대 경제체로서 글로벌 번영을 촉진할 책임이 있지만 중국의 실력이 부단히 강화되자 패권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미국이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엄중하게 오판했다"며 "중국을 제외한 '소그룹'을 만듦으로써 중미 관계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신(新) 냉전' 국면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는 동맹이다. 중국은 한미 양국이 상호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며 "중한이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인 만큼 미국 역시 중한 관계 발전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반도체 동맹인 '칩4'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발언했다. "'칩4' 결성은 미국이 고의적으로 중국 발전을 억제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며 그러나 한국 등 유관 국가가 쉽게 중국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이미 세계에서 중요한 반도체 생산국이자 소비시장이 됐을 뿐만 아니라 한국 반도체의 60%가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을 떠난다면 관련 기업들이 어디에서 이익을 얻겠는가? 거액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 이들 국가 및 지역의 이익을 누가 보상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이 최근 수 개월간 '적자'를 기록한 것과 관련, 팡 공사는 미국의 계속된 달러 남발과 대중 무역 전쟁 촉발, 우크라이나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가중,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 글로벌 공급망 파동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발전에 따라 일부 영역에서 한중간 경쟁이 심화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꼽았다.
그는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올해 1~7월 한국의 대중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했고 각국의 대중 투자 중 최대 증가폭임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데이터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안정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임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안목 있는 기업가라면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한 양국은 기존 협력 분야의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함과 동시에 신흥 산업과 첨단기술 산업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대일로' 등 플랫폼을 활용해 신 성장 포인트를 부단히 육성함으로써 제3 시장을 공동 개척해야 한다"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곧 개최된다. 중국 발전의 청사진이 제시되고 중국의 고품질 발전의 보너스가 또 한번 방출될 것이다. 한국은 이 같은 기회를 포착해 중국과의 호혜 공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팡 공사는 아울러 양국의 상호 감정 악화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 감정 악화의 많은 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됐고 팬데믹으로 인적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음도 원인으로 꼽으면서 "상통(相通)하는 역사적 문화, 배경을 가진 양국이 서로에게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 양국 대중의 가치 공유 등을 촉진해야 한다. 뉴스핌 등 미디어가 중한 관계 발전에 더욱 긍정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