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모범형사', '개미가 타고 있어요'가 비슷한 시기에 방영됐는데 다른 의미로 고마운 작품으로 남아 있어요."
배우 정문성이 하반기에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였다. 최근 종영한 JTBC '모범형사2'와 티빙 '개미가 타고 있어요'까지 연달아 선보였다. 각각의 정반대의 장르에서 정적인 모습과 코믹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정문성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2022.09.19 alice09@newspim.com |
"'모범형사'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중반부로 갔을 때 제가 죽었어요. 하하. 끝까지 함께 할 수 없었는데 찍으면서 재미있었고 새로운 현장이기도 했어요. 역할에 대한 매력이 있어서 행복하게 찍었던 기억이 있었어요. 죽고 나서 시청자 입장에서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보면서 저도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어요(웃음).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저에게는 감사한 일이었죠."
'모범형사' 시즌2에서 정문성은 티제이 그룹 총수 천성대의 사위이자 법무팀장 우태호 역을 맡았다. 천나나(김효진)의 남편이자 협박과 타협을 교모하게 조절할 수 있는 역할이다. 하지만 중반부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우태호의 결말은 처음부터 알고 갔어요. 작가님이 첫 리딩 때 어떤 상황이 왔을 때 '무엇도 하지 않는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거든요. 그 순간을 제 결말에서 표현했죠. 제 마음 속에서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이 있었지만 그 무엇도 하지 않는 상태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까지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컸죠."
정문성은 우태호를 연기하며 김효진과 호흡을 맞췄다. 서울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이기에, 천나나의 오빠 천상우(최대호)를 수사하는 와중 천나나를 만나게 됐다. 그러다보니 천나나와 관계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정문성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2022.09.19 alice09@newspim.com |
"저는 천나나를 사랑하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출세에 대한 감정이 아예 없던 건 아니지만 그 여자의 모습을 보며 연민을 느끼기도 했거든요. 우태호가 천나나에게 느낀 건 확실히 사랑이었어요. 그저 현실이 우태호를 너무 지치게 했던 것 같아요. 그 집단에서 외로움을 느끼던 찰나에 천나나를 위로해주잖아요. 미움보다 사랑이 더 컸다고 생각해요."
우태호는 천나나를 사랑했지만 정희주(하영)과 내연관계로 번진다. 우태호가 지친 천나나를 위로해주는 상황이었다면, 정희주는 그런 우태호를 위로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정문성은 "이해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우리가 아는 불륜은 불타는 욕정을 떠올리는데 태호와 희주는 그런 관계는 아니었어요. 나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외로움을 느낄 때 구해주고 위로해준 유일한 사람이었거든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은 있지만 끝내 확인하진 않았죠. 작가님이 희주를 세상에 지친 남자가 봤을 때 멋진 여성이라고 느낄 만한 요소를 많이 넣으셨고요. 감독님도 작가님도 태호와 희주가 손가락질 받는 인물이 아니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려고 노력했고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정문성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2022.09.19 alice09@newspim.com |
'모범형사2'에서는 정적인 인물을 연기했다면, 티빙의 '개미가 타고 있어요'에서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맡았다. 주식을 통해 인생을 깨닫는 휴먼코디미인 이 작품에서 정문성은 욜로이자 돈을 벌 만큼 벌면 더 이상 일하지 않는 프리터족 강산으로 분했다.
"제가 의사, 검사, 판사를 많이 했는데 그런 작품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게 전문용어였어요. '개미가 타고 있어요' 대본을 받았을 때 주식 이야기라고 해서 관련 전문 용어가 나올 까 걱정했었거든요. 그런데 대본을 봤는데 그런 내용보단 주식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인물이 실수를 남발하는 내용이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마음에 들었죠."
'개미가 타고 있어요'는 각양각색의 사연으로 주식판에 뛰어든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주식을 통해 인생, 우정, 사랑을 깨달아 가는 주식 흥망성쇠 휴먼 코미디를 그렸다. 정문성 역시 주식을 접하는 만큼, 강산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정문성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2022.09.19 alice09@newspim.com |
"저도 주변에서 주식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해서 시작한 케이스였어요. 그래서 강산을 연기하는데 어렵지가 않았죠(웃음). 또 대본을 봤을 때 강산은 정상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하하.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도 즐겁게 촬영했죠."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필두로 대중에게 이름과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후 '검은태양'으로 연타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두 작품도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모범형사'와 '개미가 타고 있어요'는 다른 의미로 고마운 작품이에요. '모범형사'는 진중함 안에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멋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끄집어냈다면, '개미가 타고 있어요'는 제가 진짜 못할 작품은 없다고 느꼈거든요. 팔 여덟 개 달린 괴물도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까지 했죠. 하하. 저에겐 다 고마운 작품입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