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휘문의숙, 서울시교육감 상대 소송 1심 패소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 다하지 못해...처분 적법"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회계부정 사건으로 서울 휘문고등학교의 자율형 사립고 지위를 박탈한 교육당국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15일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서울특별시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지위가 박탈될 입장에 놓인 휘문고등학교의 입장을 듣는 청문이 진행되고 있다. 2020.07.23 alwaysame@newspim.com |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인정되는 횡령 액수만 30억원이 넘는다"며 "대규모 회계부정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그로 인해 사립학교의 공공성이 상당히 침해됐다.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환수조치가 있었지만 횡령금액에 비춰보면 그 규모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방침에 따라 오는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를 폐지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을 피해가 크다고 볼 수도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휘문의숙 8대 명예이사장 김모 씨는 6년 동안 학교 법인사무국장 겸 행정실장 등과 공모해 A교회로부터 운동장 사용료 명목으로 받은 기탁금 38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학교 법인카드 사용 권한이 없는 명예이사장이 약 5년간 2억여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이사장과 법인사무국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법인 관계자들이 회계부정으로 실형을 확정받은 사실을 근거로 휘문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했고 교육부는 이에 동의 결정을 내렸다. 이는 회계비리로 자사고 지위를 잃은 첫 사례이다.
휘문고 측은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지난 2020년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휘문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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