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부, 29일 첫 회의서부터 '특검' 카드 언급
'강한 야당' 이미지 목적?…실제 추진에는 '신중'
"'검경 조사 미비하다면' 이라는 전제조건 있어"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임명을 주장함과 동시에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에 열을 올리면서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지도부는 지난 29일 취임 첫 날부터 '특검'을 전면에 앞세우며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겨냥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혜경 여사가 7만8000원으로 129번 압수수색 당했으면 주가 조작한 김건희는 1290번 압수수색해야 한다"며 "특검을 통해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와 함께 대통령실 사적 채용, 리모델링 특혜 이권 개입에 관한 국정조사가 확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사진 = 대통령실] 2022.07.03 oneway@newspim.com |
정청래·박찬대·장경태 위원 등도 '김건희 특검'을 거론했다. 이재명 지도부 출범 후 열린 첫 회의에서 이 대표 배우자 김 씨에 대한 방어전선을 구축함과 동시에 정부를 향해 대립각을 세운 셈이다.
김 여사에 대한 특검 카드는 김용민 의원이 22일 '김건희 특검법'을 대표 발의하며 시작됐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허위 경력 의혹 등에 대해 특검을 도입해 수사하자는 게 골자다.
지도부 차원의 이같은 행보는 '강력한 야당'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 지도부가 들어선만큼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모습을 통해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부각하겠단 의도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검을) 압박해야 우리가 야당으로서 일하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 현재 윤석열 정부 20%대 지지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은 정부와 여당을 신뢰하지 못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당선됐으니 이제 민주당이 원팀이 돼 움직이고 윤 정부의 의혹들을 검증하면서 국민들께 신뢰를 회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9 photo@newspim.com |
다만 실제 특검 추진까지는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생·경제 등 시급한 입법 사안이 산적한 정기국회 국면에서 특검을 놓고 여야 공방이 심화되는 것은 민주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날(29일) 기자들과 만나 "검경의 수사가 계속 미온적, 소극적이고 무마용으로 치닫는다면, 또 여당이 국정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들 사이에선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 될 것이지만 타임라인을 정하지 않았다"며 "김 여사 관련 검경의 수사 시한 등을 감안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실제 추진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성준 대변인도 "특검 추진에는 '검찰과 경찰의 조사가 미비하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정부·여당이 특검 제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여론 및 상황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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