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ID.4, 유럽 국가 제외 국내에서 첫 출시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으로 가치 회복 중점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부임한 지 10개월 지났는데 그동안 무엇을 했냐 물어본다면 회사의 탄탄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몰두했다고 말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차근차근' 성장해나가겠다."
사샤 아스키지안(Sacha Askidjian)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지난 23일 폭스바겐의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특히 '차근차근'은 한국어로 또박또박 발음했다.
[사진= 폭스바겐코리아] |
지난해 10월 취임한 사샤 사장은 취임 이후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여 왔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신차를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 공략 방안을 고심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샤 사장은 취임 당시 영업과 마케팅 전문가로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에서 10년 간 그룹 애프터 세일즈와 마케팅을 담당했고 중국에서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 2014년 프랑스에서는 폭스바겐 상용차와 레저용 차량 부문의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했으며 중남미를 거쳐 2017년에는 폭스바겐 대만의 사장직을 맡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고급 브랜드와 달리 대중적인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지켜온 국내 4위 자리가 지난해부터 위태롭다. 올해는 7월까지 7543대를 판매하면서 8031대를 판매한 볼보에 밀려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2.2% 감소한 수치다.
폭스바겐코리아의 부진은 각종 국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우선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판매 목표 설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탄소중립 움직임으로 인한 '탈디젤화'가 디젤 엔진 위주의 폭스바겐코리아가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출시된 가솔린 엔진의 티구안 올스페이스 이전에는 세단 모델인 제타만이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베스트셀링 모델이라고 하는 골프, 티구안 모두 파워트레인이 디젤 엔진뿐이었다. 여기에 벤츠, BMW, 아우디와 달리 수입차 중 전기차 출시를 하지 않은 브랜드이기도 했다. 이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에 디젤 모델 재고떨이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사샤 사장은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폭스바겐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그 시작이 가솔린 엔진의 7인승 SUV 티구안 올스페이스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모델 티구안의 롱휠베이스 모델이다. 국내에 이전 모델이 출시된 적 있지만 디젤 엔진이었다. 이번에는 이전 모델 대비 휠베이스가 30mm, 일반 티구안 대비 110mm 늘어난 가솔린 엔진 모델이다.
[사진= 폭스바겐코리아] |
사샤 사장은 티구안 올스페이스 모델이 티구안의 붐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구안은 국내에서 6만대 가까운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이 검증된 모델로 지난 2017년 첫 출시 이후 누적 150만대가 판매됐다. 특히 티구안 구매자 중 55%가 올스페이스 모델을 구입할 정도로 선택 비율이 높다. 국내에서도 사전계약 1500대를 돌파하면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출시 임박한 폭스바겐코리아의 첫 전기차 ID.4도 기대작이다. ID.4는 올해 1분기 폭스바겐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를 견인한 모델이다. 폭스바겐은 1분기 글로벌 시장에 5만34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ID.4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전기차 판매량이 74% 늘었다.
ID.4는 유럽을 제외한 국가 중 가장 먼저 국내에서 출시된다. 사샤 사장은 티구안 올스페이슬 시작으로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재확인하겠다는 각오다.
사샤 사장은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추진하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을 이끌 전략 모델 중 하나"라며 "동급 수입 SUV에서 보기 힘든 뛰어난 상품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프리미엄의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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