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10명 중 2명만 경선에서 생존
트럼프 장악력 더 강해질 듯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공화당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적극 찬성했던 리즈 체니 하원의원의 정치적 운명이 16일(현지시간) 결정된다.
미국 언론들은 체니 의원의 지역구인 와이오밍주에서 11월 중간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공화당 경선이 이날 실시됐으며 이날 밤이면 결과가 발표된다고 전했다.
한때 공화당의 실세로 불렸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기도 한 체니 의원은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직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사기'를 주장하며 선거 불복에 나서자, 이에 반기를 들었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와 관계가 멀어졌다.
체니 의원은 지난해 '1·6 의회 폭동'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미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비판했고, 이후 하원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 투표에서도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하원에서의 탄핵 소추 투표는 공화당 의원 10명이 가세한 가운데 가결됐다.
체니 의원은 이후 민주당이 주도한 1·6 의회 폭동 사태 진상위원회에도 참여, 부위원장을 맡았다. 공화당 지도부는 진상조사위원회 참여 자체를 거부했지만, 체니 의원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미국 공화당 리즈 체니 하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이로인해 체니 의원은 공화당 강경파와 트럼프 지지층으로부터 '변절자'로 낙인 찍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도 노골적으로 체니 의원을 경선에서 떨어뜨려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아버지 딕 체니 전 부통령이 간간이 지원에 나섰지만 이미 당심은 싸늘하게 돌아선 상태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체니 의원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는 1·6 사태 진상조사위원 활동에 대한 주민 투표"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가와 언론들도 이미 체니 의원의 당내 경선 패배를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체니 의원이 얼마나 많이 지느냐가 관건"이라는 전망 기사를 낼 정도다.
더구나 체니 의원의 지역구인 와이오밍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와이오밍주 유권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70%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체니 의원의 경선 패배가 확실시 되면서 탄핵 찬성파 공화당 의원 10명 대부분은 쓰라린 정치적 좌절을 맞게 됐다. 이들 중 4명은 아예 불출마를 선언해버렸고, 3명은 이미 경선에서 탈락했다. 나머지 2명만이 당내 경선에서 살아남은 상태다.
체니 의원의 경선 패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강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