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뉴스핌] 백운학 기자 = 충북 단양군을 흘러가는 남한강 한 가운데는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 있다.
이 무인도 이름은 '시루섬'이다. 떡이나 쌀을 찔때 쓰는 둥근 질 그릇인 '시루'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이 섬에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시루섬. [충북=뉴스핌] 백운학 기자 = 2022.08.06 baek3413@newspim.com |
50년전 1972년 8월 19일부터 사흘 동안 내린 비는 500년이 지나도 잊혀지질 않을 애틋함을 남겼다.
남한강으로 둘러쌓인 둘레 5km에 23ha의 작은 마을이었던 시루섬은 당시 태풍 '배티'로 남한강이 범람 물에 잠겼다.
이곳에 살던 주민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희생과 단결로 좁은 물탱크에 올라 목숨을 건진 아픈 역사가 있다.
당시 44가구 234명의 주민 가운데 198명이 지름 5m, 높이 6m의 물탱크와 원두막, 철선에 올라서 서로를 붙잡고 14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백일 된 아기가 압사했다. 아기 엄마는 이웃들이 동요할까 봐 이를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는 애달픈 사연도 전해져 온다.
이러한 아픈 기억이 서려있는 당시의 상황을 사람들은 '시루럼의 기적'이라고 한다.
반세기전 생사의 갈림에 섰던 주민들의 긴박함과 긴장, 공포가 서려 있던 시루섬의 평화로운 여름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baek34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