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둔 긴장감 속에 미국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하락세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8월 2일 오전 8시 40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S&P500 선물(이하 E-mini)은 직전 종가보다 0.62% 내린 4094.75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다우지수 선물은 0.55%(181포인트), 나스닥100 선물은 0.78% 각각 하락 중이다.
연방 의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 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2022.07.29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이 현지시간으로 2일 밤에 대만에 도착해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한다는 보도에 미·중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강력히 반대하며 무력 사용도 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됐다.
전일 뉴욕증시는 제조업 부문의 성장 둔화를 보여주는 데이터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을 소화하며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제조업 지수는 52.8을 기록하며 2020년 6월(52.4)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역시 이날 S&P 글로벌이 발표한 미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 역시 52.2로 6월 52.7에서 하락하며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 제조업 PMI도 49.8로 전월(52.1)보다 하락하며 위축 국면에 진입했고,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4로 예상치(51.5)와 전월치(51.7)를 모두 하회했다.
주요국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나온 가운데, 주말에 나온 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도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연준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31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보다는 인플레이션이 더 큰 위협"이라며 장기 물가 목표치인 2% 달성을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연준이 긴축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일부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장이 연준의 긴축 조기 종료 가능성을 너무 빨리 반영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연준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긴축 정책을 밀고 나갈 수도 있고, 실제로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해 주가가 한층 하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케빈 심슨 캐피털웰스플래닝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7월 시장의 랠리는 놀라웠지만, 아직 시장이 어떤 종류의 '무조건적인 항복(capitulation)'은 겪지 못했다고 본다"면서 "여전히 역풍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최고투자책임자(CIO)는 7월 말 증시 급반등에 대해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며 곧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정규장 개장 전 소셜미디어 업체 핀터레스트(PINS)의 주가는 18% 급등 중이다. 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인베스트먼트가 회사의 최대 주주라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주목했다.
반면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CAT)는 공급망 문제와 러시아 영업 중단에 따른 여파 등으로 지난 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개장 전 주가가 4% 넘게 하락 중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