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Q 선방했지만..."하반기 시장변동성 큰 상황"
LGD 무너진 2Q 실적...기업들 리스크관리 강화 잇따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IT 제조 관련 기업들이 줄줄이 2분기 실적 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개별 기업 사정에 맞춰 각각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들 기업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한 목소리로 냈다.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 속, 각 기업들은 이미 위기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반도체 호황에도...삼성·하이닉스 입모아 "시장 불확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도체 수요와 달러 강세란 환율 호재 속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사업부가 가전·모바일 사업 부진을 만회하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호조 속에서도 2분기 컨퍼런스콜에선 하반기 불투명한 시장 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D램 가격 하락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 양사 모두 2분기 호실적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반도체(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메모리시장은 서버 수요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매크로 이슈 영향이 확대되며 모바일 같은 소비자향 제품군 수요는 약세를 보였다"면서 "낸드와 D램 모두 출하량이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단위 출하량 증가) 가이던스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버 수요는 매크로 이슈와 수요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세계적경기 침체 상황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 고부가가치 고용량 솔루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최적화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하반기 수요 위축 상황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최근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공급망 이슈가 해소되고는 있지만, 하반기엔 실질적인 수요 위축에 직면했고 이에 메모리 수요 전망도 당초 예상보다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미 시작된 TV수요 위축...코로나, 잔치는 끝났다
IT 완제품 중 고가 소비재에 속하는 가전과 모바일의 경우 이미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모바일과 가전 사업을 통합으로 하고 있는 DX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30%나 줄었다.
김영무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2분기 TV 시장 수요는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2분기 TV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0% 중반으로 감소했고"면서 "하반기 성수기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돼 판매 확대 기회는 있지만 거시 경제 리스크가 상존해 전체 TV 수요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2분기 TV 수요 위축에 직격탄을 받으며 영업손실을 5000억원 가까이 냈다. TV 수요가 위촉돼 세트업체들이 패널 구매 축소에 나서자,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중형 패널 제품 출하가 감소한 것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 사업운영전략은 "최근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며 필수재 이외 소비는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고객사인 세트업체와 유통사 전반이 보수적 사업운영 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리스크 관리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가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곳이 바로 IT 소비자"라며 "지난 2년간 코로나로 비대면이 늘며 IT업계도 특수를 누렸지만, 2분기 실적을 분기점으로 하반기 위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