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가상화폐거래소 '보이저 디지털'이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챕터11 파산을 신청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보도했다. 국내산 코인 테라·루나 사태가 암호화폐 업계 전반의 연쇄 부도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보이저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파산신청서에서 보유한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100억달러(13조900억원) 규모이며 부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비친 테라 로고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앞서 1일 보이저는 성명을 통해 입출금 등 모든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이저가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은 가상화폐 전문 헤지펀드 쓰리 애로우스 캐피털(3AC)에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보이저의 유동성 위기는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전 세계 암호화폐 장기 약세장의 서막을 연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3AC은 루나에 투자했다 약 2억달러(약 2600억원)를 날렸고, 이후 이어진 암호화폐 약세장에 보유하고 있던 다른 암호화폐 가치도 급락하자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결국 지난 27일 6억5000만달러가 넘는 채무 이행에 실패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3AC가 디폴트를 선언하자 3AC에 암호화폐 등으로 대출해준 약 6억5000만달러를 고스란히 날리게 된 보이저 역시 자금 압박을 받게 됐고, 결국 5일 파산 신청에 나섰다.
한편 3AC는 긴급 자금 수혈을 위해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로부터 암호화폐를 빌렸는데, 3AC의 파산으로 약 8000만달러(약 1047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게 된 블록파이 역시 암호화폐 거래소 FTX로부터 긴급 대출을 받는 신세가 됐다.
테라·루나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가 그야말로 암호화폐 전반에 도미노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연쇄 파산을 유발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라 사태가 암호화폐 전반에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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