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펩타이드 융합 바이오 전문기업 나이벡이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폐섬유증 치료제에 대한 호주를 시작으로 글로벌 임상을 본격화한다.
나이벡은 13일 공시를 통해 폐섬유증 치료제 'NIPEP-PF(임상시험 코드명 NP-201, 이하 NP-20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호주의 임상 시스템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기구(EMA)의 규제를 준수하고 있어, 현지에서 진행된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당국에 바로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벡은 NP-201의 글로벌 임상 1상을 호주 'CMAX 임상시험 센터(이하 CMAX) '에서 18~60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32명을 총 4그룹으로 나누어 용량을 증가하면서 약물을 투여하고, 약동학적 특성,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CMAX는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Adelaide) 지역에 소재한 초기임상을 전문으로 하는 호주에서 가장 크고 경험이 풍부한 임상시험 센터다.
나이벡은 이번 임상이 호주에서 진행될 예정인 만큼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L/O) 논의 및 후속 임상 시험에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주는 임상 초기단계인 1상과 2상을 전문으로 하는 임상연구센터들이 다수 밀집된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빠른 임상 진행이 가능하며 이민국가 특성상 다양한 인종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인해 많은 바이오텍들이 호주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 시험결과는 미국 및 유럽 등 다양한 빅파마들과 기술 논의에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이번에 임상 1상을 신청한 폐섬유증 치료제 NP-201은 폐섬유화의 원인인 콜라겐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질병의 진행을 멈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섬유증이 발생한 폐조직을 정상 조직과 유사한 형태로 회복시키는 차별화된 기전의 새로운 치료제다.
통상 폐섬유증은 외부 바이러스의 감염 등으로 인해 염증이 과잉 발현되면서 폐 속에 과도한 콜라겐 섬유가 침착돼 발생한다. 나이벡의 치료제는 염증이 과잉 발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콜라겐 발생의 차단이 가능하며, 이미 우수실험관리기준(GLP) 수준의 안전성 시험도 모두 완료했다.
또 나이벡은 기존 치료제와 효능 비교실험에서 섬유증 유발 단백질 발현을 더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입증한 바 있다.
나이벡은 이러한 연구성과들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생명과학 학회 '키스톤 심포지아'에 2년 연속 초청받아 발표를 진행 중이다. 나이벡은 학회에서 폐섬유증 치료제를 비롯,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에 대한 발표 및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등과 관련한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 중이다.
나이벡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허가 받은 폐섬유증 치료제는 총 2종류가 있다"며 "다만 해당 약물 모두 섬유화 억제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기전의 의약품이 필요한 상황으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나이벡의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NP-201은 GLP 수준의 안전성 시험을 완료한 상태로, 당시 고농도 투약에서도 독성이 없이 안전하다는 검증을 받았다"며 "이번 임상 1상을 통하여 약동학적 시험을 포함한 약물의 안전성을 증명할 것이며, 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임상을 조속히 진행하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치료 효과를 조기에 확증할 계획"이라라고 밝혔다.
아울러 "호주에서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공동개발 및 기술수출(L/O) 달성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이벡은 이번 글로벌 임상과 별도로 글로벌 제약사의 요청에 따라 NP-201과 기존 약물의 병용투여 유효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나이벡은 해당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의미있는 연구 결과를 확인할 경우, 해당 글로벌 제약사 뿐 아니라 관심을 표명한 제약사들과의 기술이전 또는 상용화를 위한 공동개발 관련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IMARC에 따르면 전 세계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32억7800만달러(한화 약 4조2000억원)에서 매해 연평균 7.89% 성장해, 오는 2027년 52억6800만달러(6조7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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