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기업 유치돼야 젊은이들 안 떠나"
"국민의힘 지지하지 않지만 민주당 각성해야"
[전주=뉴스핌] 고홍주 박성준 기자 = 전라도라는 지명은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에서 유래했다. 호남의 상징이었던 전주는 여전히 전북 최대의 도시라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구 감소, 이른바 '지방 소멸'의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되고 있다.
뉴스핌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의 심장 전주시를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전주시민들은 대체로 호남에 뿌리를 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광주 등 전남 지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전북에 무관심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또 일자리 문제와 기업 유치를 제1의 해결 과제로 꼽았다.
전주신중앙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최규섭(40·남) 씨는 회사를 다닐 때 전국으로 출장을 다닌 경험이 많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다른 도시와 전주를 비교하게 됐다. 그는 "전주는 도로가 4차선이지만 양산, 구미 이런 데만 가봐도 6차선일 정도로 지원되는 게 너무 다르다"면서 "민주당이 여당으로 집권했을 때 팔이 안으로 굽는 것처럼 지원을 많이 해줬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렇고 전라도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해준 게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주=박성준 기자] 27일 찾은 전주 완산구 영화의 거리. 2022.05.27 parksj@newspim.com |
같은 호남인 광주, 전남지역과 비교해봐도 전북의 발전 정도는 심각하다고도 했다. 그는 "광주랑 여수는 대기업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군산도 다 철수했고 전북에는 대기업이 없다.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유치가 안 되고 있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 씨는 이번 선거에서 어떤 정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전 후보에게 투표했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 씨는 "이번에는 민주당도 각성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쩔 수 없이 투표할 경우는 생기겠지만 그 사람을 꼭 찍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박모(27·여) 씨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다. 전북 역시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 그는 "여기서 국민의힘을 뽑았다고 하면 욕을 먹는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모두가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그가 윤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은 남자친구의 영향이 크다. 박 씨는 "남자친구는 민주당이 당연히 자신들을 뽑아줄 것처럼 하는 게 너무 싫다고 했다.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일을 위해 전주로 올라온 박 씨는 주변 친구들이 일자리를 찾으러 서울로 가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그는 "전북에는 일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최 씨처럼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뽑지 않았던 20대 청년들도 전북에 발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모두 공감했다.
대학생 오영진(23·남) 씨는 "이번 선거에서는 예산을 많이 가지고 와서 전북을 발전시키는 사람이 도지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저는 전주에서 살 생각이지만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서는 벌써 서울에서 살고 있는 친구도 많고, 대학 졸업하고 쭉 서울에서 살겠다고 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했다. 특히 "청년 지원 정책이 보다 많아졌으면 좋겠고, 부동산 문제가 해결돼야 청년이 이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간호사인 임수진(26·여) 씨 역시 "청년지원 정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부동산 문제도 해결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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