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력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경우 많고
생활고로 빚지며 심리적 스트레스 겪어
전문가 "단순 돈 문제 아냐, 사회 관심 필요"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개인회생 신청 청년은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지원 없이 생활고에 시달리나 마땅한 도움을 받을 곳도 없어 회생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취약 청년 세분화 및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시복지재단 금융복지상담센터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통계 분석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센터의 청년재무길잡이 과정을 이수한 20대 청년 512명이 참여했다. 이를 서울시 청년실태조사에 참여한 20대 일반 청년 1582명(일반군)과 비교 분석했다.
[자료=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
먼저 회생 청년의 최종학력은 고졸이 57%로 일반군보다 최종학력이 낮았다. 일반군은 전문대·대학에 재학·졸업한 경우가 42%로 가장 많았다.
대학 진학률이 낮다보니 회생 청년의 채무는 학자금(6%)보다 생활비 마련 목적(42%)이 가장 많았다. 반대로 일반군 청년은 학자금 대출(48%)이 가장 많았다.
또한 경제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고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비에 있어서 부모·친지의 지원이 없는 경우는 79%였다. 더불어 부채·주거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경우 도움을 청할 곳이 없는 경우도 66%였다. 일반군 청년은 69%가 도움을 청할 곳이 있다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같은 고립으로 심리적 불안·우울·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회생 청년은 지난 1년간 심각한 스트레스(92%), 불안감(76%), 우울감(72%)를 겪었다. 특히 자살충동은 일반군(9%)에 비해 31% 높게 나타났다.
개인회생은 3~5년간 일정 금액을 변제해야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갚을 수 있어야 함을 증명해야 한다. 이에 회생 청년의 일자리 형태는 정규직이 68%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근속연수는 6개월 미만(35%)이 가장 많아 취업 직후 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해 이들을 세분화해 조사·연구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런 청년들의 상당수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1인가구일 가능성이 높아 고립청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히 돈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성별에 따라 통계를 내는 등 세부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사회적으로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차원에서 경제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운영이 필요하다. 서울에 청년을 대상으로 재테크 교육을 하는 '영테크' 사업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같은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회생 청년 절반은 회생 신청 전까지 채무 문제에 대한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없었다. 정 교수는 "현재 서울시가 하고 있는 채무 상담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인력과 예산 등을 늘려 현장에 찾아가는 방문 상담과 같은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oun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