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4일 FOMC서 금리 0.5%p 올려
물가 상승률, 원화 약세도 인상 요인
한국금융연, 적정 금리 2.5~2.6% 제시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0.5%p 인상을 결정했다. 이로써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25~0.50%에서 0.75~1.00%로 올랐고,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00~1.25%p에서 0.5~0.75%p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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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준의 '빅스텝'으로 이르면 7월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는 26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면 대규모 외국인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FOMC이 열리기 전 "5월 금통위의 가장 큰 변수는 FOMC"이라며 "0.5%p 인상 얘기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거나 그 이상이 될 경우 자본유출, 환율 움직임을 봐야 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준은 올해 다섯 번(5월, 7월, 8월, 10월, 11월)의 FOMC을 앞두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6월과 7월에 연속으로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밟은 뒤 남은 FOMC에서도 0.25%p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시나리오대로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6월에 연 1.5%, 7월에 연 2.0%로 높아지고, 올해 말에는 연 2.75%에 이르게 된다.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준이 6월 FOMC에서 금리를 0.5%만 올려도 한미 금리는 1.50%로 동일해진다. 당장 7월부터 한·미 간 금리역전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9월, 2018년 3월~2020년 2월 이후 네 번째 한·미 간 금리역전 사례가 된다.
전문가들은 한·미 금리역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개방 확대로 외국자본 유출입이 과거보다 용이해지면서 외국인자금의 대규모 이탈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 중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263억4000만 달러였다"며 "지금은 자금이탈 속도와 강도가 더 강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오른 물가상승률, 자금이탈 우려를 키우는 원화 가치 하락 등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4.8%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유일한 고물가 해법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거론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향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반영해 계산한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는 2.5~2.6%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