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자산, SK에 주주서한...자사주 소각 요구
트러스톤, BYC 이사회 의사록 열람 청구권 행사
블래쉬자산, 동원산업 합병 반대...합병비율 재산정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주주행동주의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자산운용사 안팎에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달 26일 SK에 주주서한을 보내 자사주 매입 소각을 요구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국내 가치투자 1세대로 꼽히는 이채원 의장(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이 이끌고 있다.
서한에는 SK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급격한 구조변화에 따른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이채원 의장은 "라이프자산운용 ESG관련 투자 비중이 큰데, SK가 ESG 부분을 잘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있어 서한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주주행동주의 운용사로 꼽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사는 BYC에 대해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 청구권을 행사했다. BYC 본사 관리용역 계약 건 등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 주식 8.13%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지난해 12월 23일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 공시한 이후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블래쉬자산운용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흡수합병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동원산업이 자발적인 시정 노력이 없을 경우 소송 등 공동행동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원산업은 비상장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문제는 합병비율이다.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동원산업의 가치는 크게 떨어뜨린 반면,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로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68.2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대주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비율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선 얼라인파트너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 주총에서 새로운 감사를 추천했고, 이 제안은 표결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자산운용사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최근 ESG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 특히 기업 지배구조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특정기업을 상대로 강도높은 투명한 경영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빈번한 주주행동주의는 ESG가 강화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며 "기업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해 더 잘되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궁긍적인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