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김만배 통화내용 녹음파일 재생
최윤길 전 의장과 강한구 전 의원 언급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재판에서 정영학 녹음파일을 통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이 대장동 사업을 위해 성남시의회에 로비를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25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영학 회계사가 3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3.07 hwang@newspim.com |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 2013년 3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한 직후 김만배 씨와 정 회계사 간의 전화통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재생됐다. 해당 파일에는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을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최윤길 전 의장은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한 인물이다.
김씨가 정 회계사에게 "애들은 의장님한테 잘하냐? 욱이(남욱 변호사)는 안봐도 딱 붙어있을거고"라고 말하면서 "이제 대장동 키는 의장님이 완전히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또한 최윤길 전 의장에게 로비를 해야 된다는 아이디어를 유 본부장이 제기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남 변호사는 "본인을 쪼아서 의장님이 만드는 모양새로 해드려야 의장님도 신이 나서 자꾸 도와주실 것이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유동규 본부장 아이디어다"라고 했다.
정 회계사와 김씨 사이의 통화내용 중에 강한구 전 성남시의회 의원에게 로비하는 부분도 드러났다. 김씨가 "한구 형 부분은 내가 처리하겠다"고 하자 정 회계사는 "그게 맞는 것 같다"며 "10억, 20억 가져가서 거기서 정리를 하셔야 한다. 대신에 나중에 그쪽에서 문제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은 지셔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계사는 이어 "10억을 받아가서 1억으로 정리하시든 알아서 하실거고 안그러면 언제 저기서 찌를지 모른다"며 "이런 걸로 책잡히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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