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취임 마지막 인터뷰서 '집무실 이전' 직격
정부·인수위, '실외 노마스크' 시점에 입장 차
[서울=뉴스핌] 홍석희 인턴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신구권력 갈등'이 새 정부 출범을 12일 앞둔 시점까지 이어지고 있다. 집무실 이전을 두고 당사자 사이에 날선 공방이 벌어지는가 하면 '실외 노마스크'를 놓고 방역당국과 인수위 간 의견 대립까지 나타나는 양상이다.
지난 달 28일 청와대 회동 이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서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오히려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 예비비 의결에 협조하며 둘 사이의 갈등은 일단락되는 모양새였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갖기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2.03.28 photo@newspim.com |
그러나 '검수완박' 대치 국면이 길어지며 정국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고, 문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 이전을 두고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고 직격하며 '신구권력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JTBC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절한지를 두고 여론 수렴을 하지 않았다"며 "우리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3월 말까지 국방부가 나가라'는 식의 일 추진은 정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측도 문 대통령의 비판을 두고만 보지 않았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퇴임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책무에 집중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 두 분간 집무실 이전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며 "당시 문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가지 않은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권력자 간의 정치적 갈등뿐만 아니라 방역정책에서의 '대리전'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방역당국과 인수위는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시점을 두고 계속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29일 관련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반면, 인수위는 5월 하순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7일 브리핑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계획은 이번 주 금요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일차적으로 조정 방향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안철수 인수위원장(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장)은 "현재 제일 궁금해하시는 점이 실외에서 마스크를 언제 벗느냐는 것인데 그 부분은 5월 하순 정도에 상황을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며 한 달 간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여론이나 정무적 판단에 의해 방역을 했다고 하면, 이제부터는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해 명확한 방역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현 방역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