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디지털금융' 특명에 전금법 통과 최우선
국힘, 새정부 출범 후 새 전금법 개정안 발의
'외부 청산 의무화' 조항 삭제 가능성도 거론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윤석열 정부가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 이견으로 차일피일 미뤄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통과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전금법 개정안에는 금융위 의견이 방대하게 담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새 여당 주도로 한은과 업계 의견을 반영한 새로운 개정안을 발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5월 이후 수정·보완한 전금법 개정안을 새로 발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수정한 법안을 토대로 여야가 합의해 단일 개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빅테크에 대한 특혜 배제, 동일업무 동일규제 반영을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07.14 leehs@newspim.com |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의힘 간사 김희곤 의원은 "개정안 업그레이드는 쟁점과 이슈에 대한 정리로 시작된다"며 "인수위 등 새 정부의 입장을 반영해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금법 개정안 통과는 윤석열 당선인이 강조하는 '디지털금융 혁신' 공약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빅테크의 금융업 확대에 대비한 금융규제체계를 정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금법 개정안은 비금융사의 금융업 진입 장벽을 낮춰 금융산업의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법안이다. 네이버페이, 쿠팡페이 같은 핀테크 업체들이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등록을 하면 간편결제나 송금 서비스 외에도 계좌발급, 계좌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기존 금융권이 '빅테크 특혜법'이라며 반대하고 나선 데다, 금융위와 한은 간 마찰로 1년 6개월여 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기재위원들에게 제출한 인사청문 답변 자료에서 전금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한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빅테크 업체의 모든 고객 거래 정보를 금융결제원에 집결시키고 금결원 업무 규정 승인권과 검사·제재권을 금융위가 모두 관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전금법 개정 추진에 대해 한은은 꾸준히 반대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 후보자는 "지급결제 제도에 대한 한은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고 관련 정책 수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은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며 "지급결제 업무는 중앙은행의 태생적 고유업무로 지급결제 제도의 안전성, 효율성 제고는 중앙은행의 핵심 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전금법 개정안은 일부 조항(빅테크 업체의 외부 청산 의무화, 청산업 제도화 등)이 지급결제 제도의 안전성 저해 우려, 중앙은행 지급결제 제도 업무와의 상충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당 부분을 제외하고 개정안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정부에서 전금법 개정안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계류하고 있는 전금법 개정안에 한은의 의견을 반영한 절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현재 전금법 개정안에는 '동일 기능-동일 규제'를 이유로 빅테크 업체에 현 금융권 수준의 규제를 가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 역시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 업무라도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의 리스크가 다를 수 있다"라며 "각 업권의 특성에 맞는 규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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