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CPI, 전년 대비 8.4% 전망...2월엔 7.9% 올라
백악관 3월 물가, 에너지가 상승에 "이례적 높을 것"
일부 전문가 "3월 정점 찍고 둔화될 것" 전망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온통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 정책 긴축을 예고하며 '인플레이션'을 여러 차례 언급한 만큼 물가가 높게 나올수록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달 3~4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오는 마지막 CPI인 만큼 시장의 예상대로 8%가 넘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확인될 경우 5월 연준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이 유력화될 것으로 보인다.
랠프스 슈퍼마켓에 진열된 프록터앤갬블(P&G)의 '타이드'(Tide) 세제와 '다우니(Downy) 섬유유연제. 2014.01.21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3월 CPI는 처참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유가 급등, 중국 코로나 봉쇄령, 공급망 혼란 가중, 임금 인상 가속화, 구인난이 합쳐진 퍼펙트 스톰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예상을 밑도는 완만한 인플레이션 수치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우존스 사전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3월 CPI가 전년 대비 8.4%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2월 CPI는 전년보다 7.9% 오르며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 대비로는 1.1% 오르며 역시 2월의 0.8%에서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6.6% 오르며 2월의 6.4%에서 상승률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미 백악관은 3월 물가상승률이 "이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언론 브리핑하는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CNBC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월 CPI는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러시아가 2월 24일 공식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이후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2월 물가 지표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키 대변인은 또 에너지와 식품 시장에서의 글로벌 공급 차질로 일반 CPI와 근원 CPI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특히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며 일반 CPI를 끌어올렸을 것으로 봤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11일 갤런당 4.3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 소폭 하락해 이달 11일 기준으로는 갤런당 4.11달러까지 내려왔다.
사키 대변인은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1달러 이상 오르기도 했다"며 "이는 약 25% 상승을 의미하며 3월 CPI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3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트손턴 수석경제학자는 CNBC에 "유가 때문에 (3월 CPI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좋은 뉴스"라고 말했다.
CNBC는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이 기저효과로 인해 이번 달이나 다음 달 인플레이션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무디스의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연말에는 CPI 상승률이 4.9%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치솟는 물가를 이유로 빅스텝 가능성을 이미 예고한터라,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예상을 웃도는 강력한 물가 지표가 나올 경우 연준이 5월 뿐 아니라 6월에도 기준금리를 0.5%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프리스의 톰 시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3월 CPI가 기대를 크게 웃돌 경우(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0.75%포인트 인상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3월 미국 소비자지수(CPI)가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발표가 예정돼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