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중 마지막 통일부 기자간담회서 소회 밝혀
"文정부 한반도 평화 노력, 北 위협 내려놓게 해"
"새 정부, 서독처럼 긴 호흡으로 통일정책 펼쳐야"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6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일각에서 '총체적 실패'로 단정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합당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통일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제 한 정부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지난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책의 온전한 평가를 위해선 특정 시점이나 일면만이 아니라 모든 과정과 결과, 그것을 둘러싼 구조와 환경까지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관한 긴급현안보고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03.28 leehs@newspim.com |
그는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은 북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 달하던 시점"이라며 "정부는 한반도 평화·공존·번영을 위해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고, 적어도 4년 4개월간은 북한이 그런 위협을 스스로 내려놓도록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4년 4개월 동안은 그런 위협을 북한 스스로 내려놓도록 이끌기도 했고, 또한 9·19 군사합의의 이행으로 군사적으로 가장 예민했던 남북접경 지역에서 우발적 충돌이 거의 사라지게 된 것도 사실"이라며 "이것은 우리 국민, 특히 접경 주민에게는 무척이나 절박하고 절실했던 실질적인 평화의 진전이기도 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역사에는 가정이 없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대화·협상 노력이 없었다면 2018년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열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초긴장 시간이 계속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마주했더라면 국민이 받을 경제적인 고통이나 어려움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주도로, 또 남북이 스스로의 의지를 모아 북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주변국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한반도 정세의 '판'을 크게 움직여본 것 또한 우리 평화의 역사에서 분명한 진전이었고 전례 없었던 경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지금 이 순간과는 달리 한반도 정세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전쟁위기와 군사적 긴장은 보다 완화됐으며,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과 선진국의 지위를 성취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라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 교체를 넘어 서독이 일관된 대동독정책으로 통일을 이룬 것처럼, 우리도 정권 변동을 넘어 긴 호흡으로 통일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통일에 다다를 때까진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통일부가 향후 대북정책에서 중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통일정책을 대중 영역에서 종합하고 조정하는 건 통일부만의 역할"이라며 "북한 인권이나 탈북민 정착지원 사업도 매우 중요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과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들이 통일부에 의해 일관되고 충실하게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다음달 들어설 윤석열 정부가 "역발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보수정부라서 대결적인 정책기조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 예상에서 벗어나서 역발상으로 평화를 위해 정책을 펼쳤으면 하는 제안을 드린다"고 조언했다.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가 임기 중 마지막 간담회임을 의식한 듯 자신을 '마무리투수'에 빗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시점에 부임했고, 누군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나서게 됐다"며 "남북관계 경색과 코로나19 상황 등 여러 가지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가 저에게 맡긴 몫을 정성껏 해 나간단 기본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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