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에 전기차 수요 늘며,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
2018~2020 리튬 약세장에 관련 개발 프로젝트 좌초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향후 10년~15년간 리튬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각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뿐 아니라 국제유가 급등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핵심 부품인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SK E&S가 인수한 에버차지의 전기차 충전기 설치 모습 [사진=SK E&S] 2022.03.24 yunyun@newspim.com |
미국 자동차 전문 컨설팅 조사회사인 '오토퍼시픽'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66만9200대로 2020년의 26만2000대보다 155%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 카메론 퍼크 애널리스트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환경적 이유 뿐 아니라 전기차를 소유하는 것이 지위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급등하는 유가 역시 향후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 추세 속에 이미 공급 부족으로 치솟던 국제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달 초에는 배럴당 140달러(브렌트유 선물 기준) 수준까지 올랐다. 약 1년전 같은 시기에 브렌트유가 60달러 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50달러 선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뛴 셈이다. 기름값 급등을 온몸으로 체감한 운전자들 사이 전기차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 증가에 전기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현재 전기차에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배터리는 이차전지의 일종인 리튬이온 배터리인데, 컨설팅 기업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전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수요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하다.
하지만 이렇게 치솟는 수요에도 불구하고 당장 리튬 생산을 늘리기는 쉽지 않는 상황이다. 원자재 개발 프로젝트는 실질적인 성과(원자재)를 내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인데, 지난 2018~2020년 리튬 시장이 약세장에 빠지며 관련 프로젝트 상당수가 좌초되거나 중단되는 등 속도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호주 광산업체 피드몬트 리튬의 키이스 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상당 기간 심각한 리튬 공급대란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리튬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전 세계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의 가중평균가격과 연계된 리튬 가격지수는 2월 869.2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88%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41% 상승했다.
하지만 피드몬트의 필립스 CEO는 리튬 가격이 향후 여기서 더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보다 더 부드럽고 조용하며 빠르고, 연료와 유지비도 훨씬 저렴하다"며 "이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극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리튬 시장은 향후 10~15년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 말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