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선인 뜻 대로 되진 않을 것 협박하나"
"민주당 것은 특검 법안 아닌 '수사요구안'"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국민의힘이 정국의 첫 뇌관으로 평가되는 대장동 특검에 대해 거대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 경고하면서 협조를 부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일각에서는 '모든 것이 당선인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라며 아직 출범도 안 한 새 정부에 협박성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장동 특검법의 3월 임시국회 제안에도 "말로만 그러지 말고 대장동 몸통 규명을 위해 중립적이고 공정한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데 민주당이 실천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3.14 kilroy023@newspim.com |
이날 김 원내대표는 대장동 특검과 관련 "(민주당이 주장하는) 상설특검은 도둑이 도둑 잡는 수사관을 선정하겠다는데 그것은 꼼수가 아니겠는가"라며 "일고의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윤 위원장이 대장동 의혹 특검의 3월 임시국회 처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이같이 응수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달 3일 상설특검법을 이용한 특검요구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꼼수'라는 표현을 재차 사용하며 "지난해 9월 저희는 법안을 다 제출해놨다. 민주당이 한 것은 법안이 아니라 수사요구안이라고 하는 일반 안건"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가짜 특검으로 말장난을 한다"며 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선거에 쓸 꼼수"라며 "그것도 이번 선거 때 갑자기 느닷없이 내놨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당대표설을 거론하며 "(이재명 상임고문을) 민주당 대표로 세우면 사건이 어물쩍 덮어질 것이란 건 커다란 착각이다. 거대 부정부패의 뿌리는 감싸는 게 아니라 제거하는 게 새싹을 피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일침했다.
민주당이 선거 당시 '식물 대통령'을 운운한 점도 꼬집으면서 "민주당 정부에서 망가뜨린 민생을 다시 회복하는 일에 딴지를 걸기보단 정성 있는 협조를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서는 "(특검법을) 벌써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고 수 없이 제안을 했었다"며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을 여러 차례 요구했는데 끝내 막은 게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장동 특검에 이어 이 상임고문의 '옆집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비선캠프' 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사건이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첩된 점을 언급하고 "후보자 검증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수원지검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지는 못할망정 선거 내내 사건을 움켜쥐고 있었다"고 맹폭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3.14 kilroy023@newspim.com |
한편 대선 기간 동안 여야는 상대 후보를 '몸통'으로 지명하며 특검을 거론해왔다. 김 원내대표의 이날 경고성 발언도 '거야' 정당인 민주당이 대장동 특검을 통한 힘겨루기로 자칫 윤석열 정부 초기 때부터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윤 당선인은 "덮었던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라며 "녹취록에서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은 이재명 게이트라고 했고,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에서 자기는 1000억만 챙기면 된다고 했다는 녹취록도 공개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상임고문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반드시 특검에 동의하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라고 윤 당선인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간업자가 천문학적인 개발 이익을 가져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단군 이래 최대 개발 비리'라 규정하고 민주당의 공세를 "이재명 상임고문이 대장동의 몸통임을 가리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보고 있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