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중국서 길 잃은 한국차...저가 이미지가 발목?

기사입력 : 2022년03월08일 16:33

최종수정 : 2022년03월08일 16:33

한국계 자동차 中 시장 점유율 '급감'
저가 이미지 등이 실패 원인으로 꼽혀
합자법인 파트너 '철수', 실적 악화 때문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 중이다. 한때는 중국 로컬 기업들이 우러러보던 한국 기업들이지만 무서운 속도로 부상한 로컬 기업들의 공세에 지금은 소비자 관심에서 멀어지며 고전 중이다. 

[사진=바이두(百度)]

◆ 실적 악화, 中 시장 점유율 1% 대

지난 2월 베이징현대가 충칭(重慶)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판매량이 매년 감소하면서 결국 생산과잉에 직면하게 됐고,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생산능력 축소를 선택할 수 밖에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진출 후 모두 5개의 공장을 건설했다. 리샹에 매각한 공장을 포함해 베이징에 3개, 충칭과 창저우(沧州)에 각각 공장 하나씩을 확보했다.

이들 5개 공장의 생산량은 165만 대. 그러나 2021년 베이징 현대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한 38만 500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능력을 크게 밑도는 것이자 지난해 판매 목표치(56만 대)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114만 대를 기록했던 2016년 대비 3분의 1 수준의 초라한 성적표를 내놨다.

둥펑웨다기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둥펑웨다기아 판매량은 2016년 65만 대로 고점을 찍은 뒤 2021년 15만 9000대로 급감했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의 총 판매량을 보면 모두 2016년 고점을 찍은 뒤 5년 연속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지난해 판매량은 2016년 대비 124만 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로컬 자동차 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지리(吉利)자동차와 창청(長城)자동차가 지난해 기록판 판매량과 비슷한 수치다. 지리자동차와 창청자동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각각 132만 대, 128만 대로 집계됐다. 

중국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계 자동차(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자동차)의 중국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6년의 7.35%에서 지난해 2.4%까지 감소했고, 올해 1월에는 1.7%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로컬 브랜드 시장 점유율은 2021년 44.4%로 전년 같은 기간의 38.4%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 '가성비 좋은 브랜드' 한계 직면

한국계 자동차는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리나 창청 등 로컬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때, 독일·미국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외국계 동급 차들보다 3만~5만 위안 낮은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가성비'가 우수하다는 긍정적 평가 속에 베이징현대 판매량은 2013년 이후 4년 연속 100만 대 이상 판매를 기록해 중국 자동차 업체 중 판매량 4위에 안착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양국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잘 나가던' 한국계 자동차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 점유율이 계속해서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로 가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특히 저가, 가성비 좋은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장기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 

합자기업 내부에서는 '가성비'를 뜻하는 중국어 '성가비(性價比)'가 '금기어'가 됐을 정도다. "임원급 회의 문건에 '가성비' 세 글자가 등장해서는 안 됐다. 보고할 때는 '성가비' 대신 '질가비(質價比)'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불문율이 됐다"고 위 소식통은 설명했다. 

업계 역시 한국계 자동차가 과거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저가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저가 이미지가 자칫 브랜드 파워 없이 싼 값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판징타오 전 베이징현대 판매부본부장 또한 "베이징현대는 '성가비'만 강조하던 시장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며 "브랜드 차원에서 성능과 기술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 베이징현대 기술력은 중국에서 저평가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시대에의 대응에도 뒤쳐졌다는 평가다.  2023년 EV6를 시작으로 해마다 전기차 신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해 2027년까지 총 6개 모델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테슬라와 비야디·리샹 등 로컬 업체가 각축 중인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업계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 불만족 사례도 상당하다. 중국 자동차 평가 전문 플랫폼 처즈왕(車質網)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의 다수 주력 차종에 대한 불만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투싼의 경우 각종 소음 문제가 빈발하고 있고 도색이 벗겨지는 등의 사소한 문제도 많다는 평가가 해당 플랫폼에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 중국 법인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 최근 리콜 계획을 보고했다. 일부 모델에서 에어백제어모듈(ACU) 불량으로 진동 및 충격에도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점이 확인됐다는 이유다.

해당 모델은 현대차 중국법인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해 중국에 판매한 기아 카니발(중문명 자화)이라고 현지 다수 매체는 전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18일부터 2016년 10월 10일~2018년 2월 27일 생산된 카니발 1090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 中 합자법인 파트너, '손 떼기' 눈치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실적 부진은 한국 자동차 기업 중국 합자법인들의 지분 구조가 거듭 재편되고 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경영에 '빨간 불'이 켜지자 중국 파트너들이 발을 빼거나 신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둥펑웨다(東風悅達)의 지분 구조 재편에 관한 보도가 나왔다. 옌청(鹽城)시 국유기업인 장쑤(江蘇)웨다투자유한회사(이하 웨다투자)가 둥펑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던 둥펑웨다기아 지분을 인수했다는 내용이었다.

둥펑웨다기아는 기아가 2002년 중국 진출 당시 설립한 합자 법인으로, 설립 초기에는 기아가 50%, 둥펑자동차와 웨다투자가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둥펑자동차가 2억 9700만 위안(약 579억 원)에 보유 중이던 지분을 매각하면서 둥펑웨다기아는 웨다투자와 기아의 양자 체제가 되었다.

올해 초에는 웨다투자의 둥펑웨다기아에 대한 지분 투자 확대 계획이 언급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업계는 웨다투자의 추가 투자 계획 철회가 둥펑웨다기아의 실적 악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둥펑웨다기아에 계속해서 투자할 경우 상장사인 웨다투자(600805)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웨다투자는 이달 1일 공시를 통해 "둥펑웨다기아의 6억 달러(약 7393억 2000만 원) 규모 증자 계획에 참여하는 것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사진=웨다투자유한회사 공시] 홍우리 기자 = 기아자동차 중국 합자법인인 둥펑웨다기아의 중국 파트너 웨다투자는 이달 1일 공시를 통해 "둥펑웨다기아의 6억 달러(약 7393억 2000만 원) 규모 증자 계획에 참여하는 것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2022.03.08 hongwoori84@newspim.com

중국 정부가 지난해 중외 기업의 자동차 합자법인 중 외자 지분 제한을 없애기로 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합자법인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양대 투자자의 철수 및 투자 확대 포기로 둥펑웨다기아의 발언권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 현지 매체 재경천하(財經天下)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 기술적 측면에서 웨다 측의 발언권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둥펑 철수 이후 기아가 합자법인에 대한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기아가 현재 가진 50%의 지분율을 유지하는 것이 최종 방안은 아니라며 둥펑자동차 철수 후 합자법인 지분에 대한 협상 결과는 오는 4월에 발표될 것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기아 외에 현대자동차 역시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 주도권 확보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구조 개편을 통해 합자법인에 대한 발언권을 높이고 있는 기아차 사례를 보면서 현대자동차가 베이징현대를 주도할 수 있길 바란다는 것.

현대자동차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샹(理想·Li Auto)에 베이징 순이(順義)구에 위치한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할 때에도 합자법인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데 따른 자금 확보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언급됐다. 

hongwoori8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버핏, 하락장에 옥시덴털 등 주식 더 샀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번 주 뉴욕증시 하락 장세 속에서 그동안 꾸준히 매수해 온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890만 주의 옥시덴털 지분을 4억500만 달러(약 5860억 원)에 매수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지난 17일과 18일, 19일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 매수로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지분은 28%로 확대했다. 버핏 회장은 하락장에 주식을 저렴하게 산 것으로 보인다. 옥시덴털의 주가는 이번 달 들어 10% 하락해 연초 이후 24%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전날 옥시덴털의 주가는 52주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 [사진=블룸버그] 옥시덴털은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 중 6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버핏 회장은 완전한 인수설을 부인했다. 버크셔가 옥시덴털을 추가 매수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가치는 120억 달러에 이르지만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옥시덴털 투자로 버크셔가 1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버크셔는 북미 최대 위성 라디오 사이러스XM 지분 500만 주를 1억1300만 달러에 샀다. 사이러스XM은 올해 60%나 급락해 현재 10여 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회사가 2025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도했다. 도메인 등록 서비스업체 베리사인의 지분 23만4000주를 약 4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현재 버크셔는 이 회사의 지분 13%를 보유 중이다. 이로써 지난 3거래일간 버크셔가 매수한 지분은 최소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mj72284@newspim.com 2024-12-21 00:55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