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법정으로"..선순환 위한 과학적 접근법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우리나라의 후진적 노사관계를 타파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김&장법률사무소 최고 전문가 3인이 제언하는 '노사관계의 미래'란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노사관계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일본과 독일 자동차산업의 사례를 토대로 임금구조 형성부터 단체교섭의 과정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분석했다.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투쟁의 역사와 함께했다. 전국 방방곡곡 노동자의 '총파업' 깃발이 휘날리고, 투쟁가와 최루탄, 화염병이 거리를 메웠다. 하지만 지난한 싸움이 항상 극적 타결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순탄하고 원만한 협상 테이블을 바랐지만, 그 바람은 번번이 좌절되기 일쑤였다. 장기간의 파업은 근로손실로 이어지고, 그를 감내하는 것도 고스란히 노동자와 기업의 몫이었다.
이제 변화의 시대다. 영원할 것 같던 글로벌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구석진 방에서 시작한 대학생 몇 명의 아이디어가 세계적 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기업 기준의 척도인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의 변화만 봐도 그 변화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2009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총 40개였다. 이 중 IT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생명공학 계열의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집단은 전무했다. 그러나 불과 12년이 지난 2021년에 그 목록은 새로운 기업들로 채워졌다. IT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 네이버, 넥슨, 넷마블 및 생명공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트리온 등이다. MZ세대는 산업 전반에 걸쳐 시대의 새로운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268p, 2만5000원 |
산업구조의 변화와 세대교체라는 격변기에도 노사관계만은 답보 상태다. '투쟁', '올해도 파업', '여전한 입장 차', '극심한 대립'. 분야를 막론하고 노사갈등의 꼬리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무력 투쟁은 법적 쟁송으로 그 방식이 다소 변하긴 했지만 대립적 노사관계의 틀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런 관계 하에서 힘을 통한 투쟁, 혹은 법정에서의 싸움과 대응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었고, 대부분의 경우 분배를 위한 이익이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급변하는 시대에 과연, 무력투쟁과 법적 쟁송만이 능사일까? 후진적 노사관계를 타파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일본과 독일 자동차산업의 사례를 토대로 임금구조 형성부터 단체교섭의 과정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분석했다.
저자인 서덕일은 성균관대학교 법학과와 하버드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미국 뉴욕주 변호사.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실을 거쳐 현재 김&장법률사무소에서 글로벌 기업의 노사관계, HR제도, Compliance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고용과 공정거래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며, 한국 노사관계의 실제와 이론, 현장과 제도, 관행과 법률의 간극을 좁혀 나가기 위해 늘 고민한다.
변양규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 A&M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 실장 및 노동시장연구 TF 팀장을 맡으면서 경제전망 및 노동시장 변동에 관해 연구했고, 현재는 김&장법률사무소 전문위원이다. 최근에는 법·제도 변화와 ESG 경영방식이 기업, 근로자, 노동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우광호은 성균관대학교에서 노동경제학을 전공하며 경제학적 관점으로 노사관계를 연구했다. 졸업 후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노동시장과 노동 관련 법의 변화를 주제로 연구해왔다. 현재는 김&장법률사무소에 전문위원으로 근무하며 노동시장과 노사문제를 경제학적 관점으로 해석해 사회적으로 올바른 판단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