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 늘며 체감경기 하락
스위프트 제재로 대금결제 지연‧중단
"탄소세, 교역 위축...속도 조절 필요"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오미크론 확산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리스크 확대, EU(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 준비까지 더해지며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EU측에 2026년부터 시행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속도 조절을 당부하고 나섰다.
2일 경영계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두달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2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달 전체 산업의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85을 기록해 두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화해 지수화한 수치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키예프 로이터= 뉴스핌] 주옥함 기자=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27일(현지시각) 지토미르 검문소 참호에서 총기를 들고 있다.2022.02.28. |
여기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해외 원재료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하면서 대금 결제 지연‧중단 등 국내 기업들의 피해도 불가피하게 됐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전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주한 EU대사단 초청 회장단 간담회에서 "해외 원재료와 수출의존도가 높은 자동차·반도체·가전·석유화학 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업 간 정보교류와 소통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한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언급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EU로 수입되는 제품 가운데 탄소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의 제품에 대해 부과하는 수입관세다. EU는 오는 2023년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해 3년 동안 수입품의 탄소배출량 보고만 받은 뒤, 2026년부터는 탄소국경세를 징수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이 탄소감축이라는 흐름에는 동참해야 하지만 실질적인 기반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나섰다간 적잖은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2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주한 EU대사단 초청 회장단 간담회에서 "해외 원재료와 수출의존도가 높은 자동차·반도체·가전·석유화학 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경총] 2022.02.28 yunyun@newspim.com |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조사통계월보를 살펴보면, 유럽과 미국이 탄소국경세를 실시했을 때 한국의 연간 수출은 EU에서 32억달러(한화 약 3조8262억원), 미국에서 39억달러(4조6632억원) 각각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EU와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대해 톤당 50달러 수준의 탄소국경세를 부과한다는 가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탄소국경세가 이보다 더 높게 책정된다면 영향 규모는 더 커진다.
손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신재생 에너지 사용, 친환경 기술개발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이미 2015년부터 EU와 마찬가지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탄소배출 감축이 급속하게 추진되면 기업이 감내키 어려운 비용상승으로 양측 교역과 경제협력 관계 위축이 우려된다"며 한국 기업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줄 것을 EU측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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