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충원이 아닌 국립호국원 안장 대상"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6·25전쟁 당시 군복무를 한 조부의 국립서울현충원 안장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손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당시 안종화 부장판사)는 A씨가 국립서울현충원장을 상대로 "국립묘지안장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진=국립현충원] |
A씨는 2019년 10월 조부가 사망하자 국립묘지인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해달라고 신청했는데 고인이 안장 대상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았다.
국립서울현충원 측은 "고인은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 따른 군 장기근속자에 해당하지 않아 안장 비대상으로 결정됐다"고 통지했다.
그러자 A씨는 "고인의 군 복무기간인 18년 6개월에 6·25사변 종군기장을 통해 확인되는 1952년 11월 23일부터 1953년 2월 28일까지의 출동기간과 1953년 3월 1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전투 지원행위를 한 기간을 2배로 가산하면 16개월 10일"이라며 "합계 19년 10개월 10일이 되기 때문에 국립서울현충원 안장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구 군인연금법 제16조 제4항에는 '전투에 참가한 기간은 3배로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8항에서는 '복무기간을 계산할 때 19년 6개월 이상 20년 미만으로 복무한 사람의 복무기간은 20년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27조는 전투행위나 전투목적을 위한 지원행위 중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전투에 참가한 기간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는 "고인이 1953년 2월 28일까지 전투에 참가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다음날부터는 고인의 근무부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며 "1954년 6월 15일 발령된 특별명령 제78호에 따라 당시 고인의 소속부대가 공군병원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공군병원은 군인연금법 시행규칙이 규정하고 있는 전투참가부대에 속해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립묘지법령 및 군인연금법령이 정한 '전투 참가'는 적과의 전투행위뿐만 아니라 지원행위도 포함되나, 그 지원행위는 전장에서의 전투행위와 시간적·장소적·기능적으로 근접해 전투행위에 준하는 정도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며 "전쟁 중에 공군병원에서 복무했다는 사정만으로 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고인의 경우 비록 국립서울현충원이나 국립대전현충원의 안장 대상자가 아니라고 보더라도 '6·25전쟁에 참전하고 전역한 군인'에 해당해 국립묘지 중 하나인 국립호국원의 안장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실제로 고인의 유골이 2020년 6월 국립호국원에 안장됐기 때문에 국가가 고인에 대한 예우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