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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길 삼인 대표 "수만포기 김치 담근 열정으로 고무패킹·냉장고 도어 개발"

기사입력 : 2022년02월24일 16:45

최종수정 : 2022년02월24일 16:45

세계 최초 김치냉장고 개발 주인공
발명가이자 기업인으로 급성장

[대전·아산=뉴스핌] 오영균 김수진기자 = 요즘 김치냉장고는 가전 필수아이템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중동에서도 김치냉장고의 뛰어난 식품 숙성 능력과 저온기술 등에 매료된 소비자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전제품 가운데 가장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김치냉장고를 꼽고 있다.

㈜삼인의 이영길 대표는 지난 1995년 김치냉장고를 기획, 개발해 세계 최초로 내놓은 이력의 주인공이다. 지금은 위니아만도를 떠나 ㈜삼인을 창립해 밀폐용기 필수품인 고무패킹과 냉장고 도어, 반도체 부품 등을 개발 제조하고 있다. 그는 순간적인 아이디어와 기회를 놓치지 않은 타고난 기업인이자 발명인이다.

[대전·아산=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영길 (주)삼인 대표이사가 생산라인에서 밀폐용기 고무패킹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2022.02.24 gyun507@newspim.com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삼인의 제조공장에서 만난 이 대표는 "딤채 개발을 위해 4년 간 수만 포기의 김치를 담갔던 열정을 이제는 삼인의 제품개발과 시장개척에 올인해 모두 쏟아붓고 있다"며 "발명가와 기업인 두 가지 역할에 충실히 임해 삼인을 국내 최고 수준의 제조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며 반드시 해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위니아만도 연구원 시절 전성기를 누렸다. 호사다마일까 실패를 모르던 그에게 병마가 찾아왔고 생사를 넘나드는 시련을 겪게 됐다. 간신히 건강을 회복한 그는 생활에 대한 절박함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그렇게 밀폐용기 고무패킹, 냉장고 도어 등을 생산하는 ㈜삼인이 탄생됐다.

다음은 이영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삼인은 어떤 회사인지
▲주식회사 삼인은 용기 제품의 패킹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압출 7라인, 융착 7라인으로 조성돼 있다. 현재 국내 밀폐용기 대표기업인 '코멕스'와 계약을 맺고 제품에 들어가는 고무패킹을 제작, 납품하고 있다. 매년 생산량은 평균 450만 개 정도이다. 사실상 코멕스 밀폐용기 고무패킹의 대부분을 ㈜삼인이 제작하는 셈이다. 이밖에 냉장고 부품과 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고품질의 부자재도 생산하고 있다. 고무패킹의 생명은 밀폐성과 유지력인데 과거 위니아만도 재직 시 김치냉장고 도어와 내부 용기 제작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로 어느 기업보다 좋은 성능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자부한다. 경도나 인장력, 신축성에서 타사 제품을 압도하는 품질을 구현했다.

[대전·아산=뉴스핌] 김수진 기자 = 이영길 (주) 삼인 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충남 아산시 음봉면 본사에서 회사 직원들과 손을 들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2.02.24 gyun507@newspim.com

-회사를 떠나 창업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지난 1995년 제품 출시까지 연구소에서 김치를 100만 포기 이상 담그면서 열정을 쏟아부었다. 당시 딤채는 국내·외 가전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고 산업자원부장관상, 발명왕상, 표창 등을 다수 받았다. 미디어에서도 "딤채 만든 연구원 좀 만나고 싶다"며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승승장구하며 연구소에서 제품개발에 열을 올리던 2010년 여름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생사고비를 넘나들며 간신히 몸을 추스르긴 했지만 다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상황은 안됐다. 그때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런 절심함으로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찾게 됐다. 수십 년간 제품을 개발한 노하우와 꾸준히 쌓아온 기획력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했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싶은 의욕도 여전했다. 세계적인 제품을 다시 만들어내 대한민국 제조업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자신감또한 놓지않았다.

-빠른 시간에 회사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켰는데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그렇듯 투자 자금 마련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초창기 시장 진입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특히 시장 차별성에 중점을 두고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을 발품을 팔아가며 결국 찾아냈다. 기술력 확보에도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오기와 끈기가 생겼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접하면서 안목이 넓어졌고 사업 다각화와 전문성을 동시에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일본 시장을 잡는다면 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일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일본 시장 개척이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여러 번 부딪친 끝에 일본 기업도 우리 회사만이 갖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계약에 성공했다. 지금은 일본 기업에 냉장고 도어와 가스켓을 수출할 정도다. 원가절감의 한계를 극복한 점과 품질 기준이 타사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 일본 바이어의 마음을 샀다. 또 상호 상생 전략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협력체' 이미지를 제시한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동, 미국시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삼인은 밀폐용기 필수품인 고무패킹과 냉장고 도어, 반도체 부품 등을 개발 제조하고 있다 . 2022.02.24 gyun507@newspim.com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제조업이 많은데 어려움은 없었나
▲다행스럽게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은 없었다. 오히려 그간 쌓아온 거래처와의 신용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대비 지난해 10% 가량 매출 성장도 이뤘다. 그리고 거래 기업의 새로운 제품 개발에 맞춘 개발, 기존 제품을 활용한 개발에도 힘을 쓰고 있다.

-올해 기업 목표는
▲신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이다. 지금까지 ㈜삼인을 이끌어온 고무패킹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고 새로운 먹거리 개척을 위해 신규 연구소를 연내에 개소할 계획이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품질 제고와 기술개발 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올해 매출 목표와 영업이익 20% 달성을 위해 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뛸 것이다. 여기에 지자체가 기술력을 갖춘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관심과 해외시장 판로 개척, 연구개발에 적극 지원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방법을 찾아준다면 기업인들도 더 큰 의욕이 날 것이다. 끝으로 좋은 제품 제작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인 직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gyun5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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