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국 러시아...옹호하기엔 명분 부족"
美 시선 돌린 사이 도발 재개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사태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난처한 상황에 놓인 북한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무력도발 재개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고 규정하고 첫 제재를 발표했다. 유럽연합 등 관련국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돌을 맞으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성대히 개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개막식에 참석하셨다"고 보도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2021.10.12 oneway@newspim.com |
그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은 22일 '지탄받는 일본주재 미국대사의 발언'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 간 대립이 극도로 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방영토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일본을 대 러시아 압박공조의 돌격대로 내몰려는데 그 속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외무성 명의의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국을 비판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한 채 공식적인 성명이나 발표는 없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의 대립 속 친선을 유지해온 러시아와의 관계를 신경써야 하지만 대놓고 러시아를 지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방국인 중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일련의 미사일 시험들을 미국의 침략 위협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북한으로서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를 대놓고 지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대외 정책에서 늘 강조해왔던 것이 반제국주의이고 침략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대외 기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북한이 강대국의 군사력을 활용해 인접국을 침공하고 영토를 합병하는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어떻게 설명해낼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의 관심이 집중된 현 시점에 북한이 군사 도발을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 교수는 "북한이 얼마 전 시진핑 주석에게 친서를 보내고 적대 세력 책동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미국을 언급했다"면서 "이는 북한이 도발을 재개하겠다는 일종의 선포로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목이 우크라이나에 집중된 지금을 오히려 자신들의 국방발전계획을 이행하는 적기로 삼고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