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미국 공화당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이 내달 초 대만을 방문한다.
21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전 장관이 싱크탱크인 위안징 재단의 초청으로 다음 달 2∼5일 대만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차이잉원 총통을 예방하고 유시쿤 입법원장, 우자오셰 외교부장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기업 관계자, 학자 등을 만날 계획이다.
어우 대변인은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만의 오랜 친구로서 임기 내 대만 무기 판매 승인과 대만 당국자들 간 접촉 제한 해제 등 대만·미국 관계 증진에 탁월한 공헌을 해왔다"며 그의 방문을 환영했다.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는 폼페이오 전 장관의 대만 방문 계획을 보도하면서 그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차이나스틸(中鋼·CSC) 등 대만의 주요 기업 책임자들과의 비공개 회담도 예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정부는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었던 폼페이오 장관의 대만 방문에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전 장관은 반중 언행으로 일찍이 중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며 "(대만) 민진당이 미국에 빌붙어 독립을 도모한다면 자기가 지른 불에 자기가 타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1년 1월 중국 정부는 "중국의 자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미국 정부의 중국 관련 움직임에 주로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권 인사 28명에게 제재를 부과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거쳐 국무장관을 지낸 폼페이오는 대중 강경 노선을 이끈 대표적인 '반중 인사'다.
그는 임기 기간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약탈자"라는 등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중국을 자극했다. 특히 퇴임 직전 미 외교관을 포함한 정부 관리들과 대만 당국자 간 접촉을 제한하는 규제를 해제하면서 미국과 대만의 교류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 대중 정책의 핵심 설계자로 알려진 마일스 위(중국명 위마오춘·余茂春)도 폼페이오와 함께 대만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와 마일스 위는 퇴임 후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몸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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