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매체 발달한 시대에 선거유세 불필요·형식적"
"선거에 대한 관심도 역대급으로 낮아"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공식 대통령선거(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개시되면서 여야 후보들의 뜨거운 유세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유세 현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전날인 지난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출정식을 가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과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세를 진행한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시민들은 현장 유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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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16일 서울 강남역에서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6 kilroy023@newspim.com■ |
강남역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는 이병익 씨(59)는 유세 방식의 선거운동이 형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자기 편 사람들끼리만 뭉쳐서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행사의 의미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유세는 어차피 (뉴스 등에 나와) 다 아는 사실만 떠들어 의미가 없다"며 "선거운동은 '그들만의 세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강남역 인근에서 약국을 하는 최모 씨(61)는 비대면 매체가 발달한 시대에 현장 유세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약과 매스컴에 나온 후보의 정보 등은 충분히 알 수 있다"며 "대로변에서 유세 차량을 동원해 큰 소리를 내 가며 하는 선거 유세는 소음만 될 뿐 이제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유세 버스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도 선거운동과 무관치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최씨는 최근의 오미크론 확산세와 관련해서도 집합 방식의 선거운동이 위험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옷가게를 하는 박모 씨(46)도 언론 등 비대면 매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다 알 수 있으므로 선거 유세는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씨는 "일반 국민들은 6인 이상 집합,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금지하면서, 현장 유세는 별 실익도 없는데 허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불필요한 소음을 발생시키면 지나가던 손님들도 쇼핑에 집중을 안 하고 장소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져 장사에도 방해가 된다고 토로했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이 반드시 피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청계광장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허민국 씨(22)는 "선거 유세로 시끄럽긴 했지만 피해가 된다고 여길 정도는 아니었다"며 "민주주의 관점에서 선거운동으로 발생하는 소음 정도는 용인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서울에서 택시 운전을 16년째 하고 있다는 이모 씨(64)는 이번 선거의 열기가 전례 없이 미지근하다고 전했다. 청계광장에서 100m 정도 떨어진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도 지난 15일 윤 후보가 출정식을 한 시간에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도 선거유세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 손님들이 정치 얘기를 통 하지도 않는다"며 "재작년 총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다도 열기가 미지근하다"고 말했다. 또 "이러다 국민 30% 지지로 당선되는 대통령이 나오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강남역에서 노점상을 하는 이병익(59) 씨도 "손님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확실히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yoonjb@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