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충당금 적립률 110%→156% 폭증
"부실채권 기준 산출...오인 유도하는 지표"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나 실제로는 위기 대응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코로나19 감염병 지속 상황에서 국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높은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대손충당금이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부실채권 규모가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라며 "신규대출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에 대한 과신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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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금융연구원] |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에 대한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쌓아두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한 2020년 3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0.6%에서 2021년 9월말 기준 156.7%로 대폭 높아졌다.
반면 총 여신 대비 총 대손충당금잔액 비율은 지난 2021년부터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비율 추이를 보면 지난 2019년 말부터 2020년 말까지는 0.85% 수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2021년부터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총 대출의 증가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특히 이 연구위원은 현행 금융상품 회계기준(IFRS9)에 따라 산출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봤다.
이 연구위원은 "당장 현실화 된 부실채권을 기준으로 산출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에 대한 불충분한 지표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오인을 유도하는 지표일 수 있다"며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를 지원한 대출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피해업체에 지원한 신규 대출 등 전체 대출에 대해 부실화 여부를 선제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