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라면 수요층 저변 확대 분위기"
삼양식품, 4분기 해외 매출 48% 급증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라면 관련주들이 가격인상과 수출 증가를 호재로 오르고 있다. 원재료 값이 올라도 높은 가격전가력을 바탕으로 마진 확보가 가능하고, 한류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가파르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주가 및 코스피 지수. [자료=네이버] |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의 주가는 이달 들어 5% 올랐다. 앞서 지난해 12월엔 16% 급등했고,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1월에도 1%대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담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은 농심의 주식 251억원치를 순매수했다. 기관 중에서도 특히 연기금의 매수세가 눈에 띈다. 251억 중 105억원이 연기금 매수 물량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작년 12월부터의 이 같은 수급 상황이 유지됐다. 12월 이후 기관은 1234억원치 매수했고, 이 중 연기금 매수는 560억원이다.
익명을 요청한 펀드매니저는 "식품업계의 높은 가격 전가력은 기존에도 있던 요인이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어느정도 줘도 괜찮겠다는 분위기가 좀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주가와 수급 상황도 농심과 유사하다. 다만 상대적으로 오뚜기는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 이슈가 있어 상승 탄력은 다소 약하다.
라면 관련주의 이 같은 상승세는 가격인상과 함께 미국 등 해외시장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라면 업체들이 지난 해 잇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농심에 대해 "미국 매출액은 이제 막 3000억원대 중반에 도달했지만(미국, 북미기준 4000억원), 미국 시장에서의 라면 수요 증가와 수요층의 저변 확대가 심상치 않다"면서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은 한류에 기반한 한국적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중국 제과시장의 오리온과는 다르게프리미엄화가 가능하다. 신공장 설립이 중국보다 까다롭기는 하지만, 대형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생산라인 확충시 금액 기준 매출 성장이 당사의 추정치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도 해외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삼양식품은 작년 4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1928억원(+27.7% y-y), 영업이익 217억원(+37.4% y-y)을 기록했다. 4분기 국내 매출액은 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해외 매출액이 12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8.4% 증가하며 전체 실적 개선 견인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 실적에 대해 "핵심 지역인 중국과 미국,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중동과 중남미, 유럽 지역까지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원재료비 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해상운임비, 마케팅비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 압박이 이어졌으나, 마진이 높은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이익 레버리지 또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 2021년 4분기를 기점으로 전년도 베이스는 낮아지고 해외 매출액이 당초 기대보다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어, 2022년에는 보다 편안한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양식품 측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주요 원자재 비용 및 해상 물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감소했다"며 "4분기에는 라면 가격 인상 효과, 해외판로 및 수출 품목을 확대 영향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의 라면 수출액은 6억7000만달러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6억7441만달러로 전년보다 11.7% 늘었다. 라면 수출액은 2015년부터 7년 연속 늘었는데, 매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