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금으로 수억원대 상속세 목돈 해결
보험사, 업그레이드 종신보험 잇따라 출시
암·치매까지 보장…종신보험의 진화
[정탁윤 기자 / tack@newspim.com] # 서울 강남에 사는 60대 김 씨는 새해 들어 고민 아닌 고민에 빠졌다. 본인 사후 30억원에 달하는 자신의 아파트와 재산을 아들에게 상속하자니 어림잡아 5억원 남짓 되는 상속세가 아깝다. 이제 막 취업한 아들이 갑자기 5억원의 목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아들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아파트를 처분해야 하는 것 아니냔 고민이다.
김 씨는 주변에 이런 고민을 들려주자 보험사를 찾아가 보란 얘기를 들었다. 보험사 직원은 김 씨에게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고민의 반 정도는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종신보험으로 나중에 자녀가 세금을 낼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김 씨의 이름으로 보험에 가입한 뒤 배우자나 자녀가 보험료를 내면, 김 씨 사후 수억원의 보험금은 상속 재산에서 빠진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고 돈의 가치는 점점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의 시대, 상속세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고액자산가만의 고민은 아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나중에 아파트를 배우자나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선 상속세를 낼 목돈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2.01.26 hkj77@hanmail.net |
◆ 종신보험으로 상속세 마련…세액공제 혜택도
본인 사망 후 1억원 정도의 보험금을 배우자나 자녀가 받을 수 있는 전통적 의미의 종신보험이 진화하고 있다. 돈의 가치가 점점 하락하며 1억원 정도로는 유족들한테 경제적으로 크게 보탬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독신이나 MZ세대의 경우 아예 종신보험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최근 나온 종신보험들은 갑작스런 본인 사망에 따른 유족의 경제적 리스크 대비뿐만 아니라 암이나 치매까지 보장하는 등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 그중 전부터 주목받는 것이 종신보험을 통한 상속세 재원 마련이다.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한 후에 가입자의 보험금을 상속재원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자산가치가 급등할 경우 종신보험의 목돈이 효과적이다.
종신보험의 피보험자를 가장으로 하고 계약자와 수익자를 보험료 납입능력이 있는 상속인(배우자 또는 자녀)으로 지정할 경우,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아 상속세 절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종신보험은 보험료 납부를 통해 연말정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장성보험이다. 연말정산 시 1년간 납입한 보험료의 12%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연간 보험료 납입금액의 100만원 한도 내에서만 공제된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2.01.26 hkj77@hanmail.net |
◆ 보험사, 새 기능 추가한 종신보험 잇따라 출시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자식이나 배우자에게 보험금을 물려주기보다 사망 전 본인을 위해 활용하는 편이 나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일부 종신보험 상품 중 연금보험 특약에 가입할 경우 연금으로 전환활 수도 있다. 다만 종신보험은 연금 지급을 위해 설계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보험사들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종신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새해 첫 상품으로 '(무)교보실속있는평생든든건강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종신보험에 건강보장을 결합한 저해지환급금형 종신보험으로서 사망은 물론 암과 일반적질병(GI), 장기간병상태(LTC)까지 평생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교보생명 노중필 상품개발1팀장은 "고객의 선택권을 다양화하고 건강보장을 한층 강화한 종신보험"이라며 "생존보장에 대한 고객 니즈를 반영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고객들에게도 종신보험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암·치매까지 보장…종신보험의 진화
한화생명도 '한화생명평생동행종신보험2201'을 출시했다. '사망보장'을 제공하는 종신보험으로서 보장을 받다가 고객의 필요에 따라 치매보장형, 연금형, 저축형 등 원하는 형태로 변경해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동양생명의 '(무)수호천사상상플러스종신보험'은 가입나이를 최대 77세까지 확대하고 고지사항을 간소화하는 등 고령자 및 유병자의 가입 문턱을 낮췄다. '상속플랜'은 주계약 가입금액 21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가입 가능하며, 유가족상속 및 상속세 재원 마련 니즈가 있는 고객에게 사망보험금과 상조 서비스 제휴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전통적 종신보험은 가장이 갑작스레 사망할 경우를 대비해 1억~2억원 정도의 목돈을 유족에게 남겨주는 것이었다면, 최근엔 의술의 발달 등으로 평균수명이 길어지며 종신보험금 목돈을 상속세 재원으로 설계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치매나 암에 대한 보장을 종신보험으로 해결하려는 것도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