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전 플랫폼서 무료화 전환
'시장 확대' 기대·'게임 질적 하락' 우려 교차
[서울=뉴스핌] 진현우 인턴기자 = 국내 게임 중 세계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펍지: 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가 12일 부분 무료화에 들어갔다.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와 게임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추후 시장의 평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개발사 크래프톤과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이날(12일) 전 플랫폼에서 무료로 전환됐다. 기존에는 두 플랫폼에서 3만2000원을 주고 사야 했지만 이날부터는 '베이직' 계정을 통해 대부분의 배틀그라운드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다. 단, 일부 아이템 거래 등은 유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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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게임즈] |
카카오게임즈에서 1만4200원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 '플러스' 계정에서는 이용자들 간 경쟁을 통해 순위를 정할 수 있는 '경쟁전' 등 특별 아이템 등을 받을 수 있는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카카오게임즈 프리미엄 PC방에서는 베이직 유저도 경쟁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게임을 개발한 크래프톤 산하 '펍지 스튜디오'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가 매 분기 매출이 증가했고 스팀에서 1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콘텐츠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이용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콘텐츠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료화 배경에 대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무료화를 진행하면 지적재산권(IP) 확장에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펍지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무료화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국내 PC방 점유율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때 PC방 점유율 40%를 넘겼던 배틀그라운드는 1월 1번째 주를 기준으로 5.89%의 점유율을 보이며 '리그 오브 레전드'와 '피파온라인4', '서든어택'에 이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가정에서도 무료로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게 만들고 동시에 카카오게임즈에서 플러스 계정 전용 콘텐츠인 경쟁전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배틀그라운드의 시장을 다시 확대하겠다는 개발사 측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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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
개발사가 야심 차게 준비한 배틀그라운드 무료화가 시작됐지만 이용자들은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모두 내고 있다.
20대 직장인 A씨는 "시장이 확대해 나쁠 것이 없다고 본다"며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아이템 거래 수입이 늘어날 것이고 이를 콘텐츠 개발 비용으로 활용하면 더 좋은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20대 학생 B씨는 게임의 질적 하락을 걱정하며 "지금도 핵(비인가 불법 능력치 개조 프로그램)을 쓰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은데 아무리 개발사에서 부정 방지 프로그램(안티치트)을 가동한다고 하지만 모든 핵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인기 게임의 무료화가 시장 확대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게임 내부 개선과 중소 게임사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배틀그라운드 출시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기존 이용자들의 충성도 강화와 새로운 이용자의 유입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료화가 이런 점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인기 게임의 잇단 유료화가 중소 게임사가 수익원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w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