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박성준 기자 =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의 핵심인 재택치료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곳곳에서 혼란이 생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도 제때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택방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의 재택치료자는 누적 7만명을 훌쩍 넘었다. 또 전국적으로 재택치료 대상자 역시 2만 여명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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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전경.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1.09.14 peterbreak22@newspim.com |
재택치료는 정부의 위드코로나의 일환으로 일상적이고 지속 가능한 의료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행됐다. 현재 영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다른 국가들도 재택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재택치료 대상자로 분류되는 경우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해열제 등 물품이 담긴 재택치료키트가 집으로 배송된다. 동거인 등 공동격리자에 대해서도 자가검사 키트, 4종보호구 세트 등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재택치료를 시작하고 며칠이 지나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치료물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재택치료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재택치료, 입원치료 등을 결정하는데도 하루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충남 천안에 사는 오모(37) 씨는 "확진됐다는 양성 문자를 받은 뒤 이틀 정도 뒤에 심사 승인 후 유선상으로 재택치료하라고 안내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자가키트 등 지원물품은 일주일이 지난 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하루에 7000명씩 확진자가 발생할 때라 그런지 인원이 부족했다고 들었다"며 "집 주위 방역소독도 아예 없었고, 주변 지인들은 오히려 사재물품을 사서 소독을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택치료를 처음 겪는데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보건소에 수십번 전화를 하거나 기다리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미 백신 접종과 선별진료소 운영 등으로 과부하가 걸린 가운데 재택치료 업무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건소 내 코로나19 전담팀끼리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지난달 말 완치 판정을 받은 정모(36) 씨는 "보건소에도 재택치료팀, 자가격리팀 등 부서가 많이 쪼개져 있는데 시스템으로 연계된 게 아니라 단톡방으로 업무를 공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면서 "바빠서 못보면 공유가 안되는 거다. 실제로 확진됐다는 전화를 각기 다른부서에서 10번도 넘게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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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미소들병원 재택치료팀 사무실에서 간호사들이 업무를 보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2.13 yooksa@newspim.com |
쓰레기를 버리지 못해 집에 쌓아둬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외출이 금지되면서 쓰레기는 재택치료 종료 후 소독을 한 뒤 배출이 가능하다.
이모(30) 씨는 "쓰레기를 버리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음식쓰레기는 물론이고 일반쓰레기가 쌓여갈 때 답답한 마음이 더 커져갔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보건소 측에서 격리사항에 대해 늦게 통보, 안내해줘서 불편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쓰레기 배출이 중간에 안되기 때문에 불편할 수는 있다"면서 "확진자가 하루 7000명 넘고 할 때는 너무 많아 안내가 미진한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는 키트배송이나 안내가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계가 잘돼 있어도 완벽하게 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하지만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재택치료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의료 질을 높일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행되는 재택치료는 한계가 있어 외래 진료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재택치료는 치료라고 할 수 없고 가둬놓는 감금에 불과하다"면서 "집에 머물라던지, 어디로 가라던지 안내가 안오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직접 의사를 봐야지, 유선상으로는 증상을 파악할 수 없다"면서 "그래서 외래 진료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