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6곳 컨소시엄 지분출자 논의중
지자체 등 이해관계로 수년째 시도만
거래소, 대체거래소 설립 긍정적 시각
일각 "증시 침체시 설립 명분 약화"우려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거래소(KRX) 독점체제를 막기 위한 대체거래소(ATS) 도입 추진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호황일때 복수의 거래소가 생기면 수수료 인하 등 주식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커진다. 하지만 일각에선 주식거래대금이 점차 줄면서 ATS도입 명분이 희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 6곳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현재 설립에 대한 지분 출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설립을 위한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대체거래소는 주식의 매매체결 등 한국거래소의 업무를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증권 거래시스템을 말한다.
앞서 지난해 5월 이들 컨소시엄은 컨설팅업체를 통한 대체거래소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대체거래소 설립 절차에 본격 착수한 듯 보였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지분 출자 논의 단계에 그쳐 일각에선 ATS 설립에 의지가 없는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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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
대체거래소 설립은 지난 2013년 법적 근거가 마련된 후 꾸준히 시도는 됐지만 지자체 등의 이해관계에 부딪히며 제대로 동력을 얻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대체거래소 추진 움직임이 활기를 띤 것은 2년 전이다. 당시 우리 증시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호황 국면에 진입했고 경쟁사가 될 한국거래소 역시 대체거래소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면서다.
금융투자업계는 거래소끼리 경쟁을 통해 수수료가 낮아지는 등 투자자 이익은 물론 자본시장 인프라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대체거래소 설립에 제대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어디에 설립하느냐를 두고 여전히 지자체 등과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다. 현재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부산은 대체거래소가 설립될 경우 경쟁에 따른 한국거래소의 지방세수 감소와 금융중심지 위상 추락 등을 이유로 그동안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더욱이 금리상승 등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축소로 주식투자 열풍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체거래소 설립 명분이 희석되는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0조60억원으로 지난해 1월(26조4780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이해관계가 있어 반대 의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편으로는 시장 흐름 상 대세거래소 설립이 큰 이익을 안겨주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