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을 모욕죄로 고소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가 각하하자, 시민단체가 각하 결정을 취소하라는 행정심판을 요청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30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 행정심판위원회에 '각하결정을 취소하고 재조사해 문 대통령이 국민을 고소한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하라'는 내용의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사진=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제공]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30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 행정심판위원회에 '각하결정을 취소하고 재조사해 문 대통령이 국민을 고소한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하라'는 내용의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2021.12.30 parksj@newspim.com |
지난 5월 문 대통령 측은 30대 남성 A씨를 모욕 의사로 고소한 뒤 취하했다. 이에 법세련은 "표현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 인격권 등을 침해한 행위"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지난 6월 인권위 조사 대상이 아니라면서 해당 진정을 각하했다. 각하란 청구를 판단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거나 적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법세련은 "인권위는 대통령 신분이 아닌 자연인만 고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모욕죄 고소권자로 자연인뿐 아니라 법인이나 법인격 없는 단체도 포함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국가기관으로서 대통령의 고소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를 검토하고 추진한 주체가 청와대 참모진인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 차원에서 한 일을 국가기관 등의 업무수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권한남용 등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표현이 다소 과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일반 국민을 고소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인권위가 대통령의 인권침해 행위에 눈감은 것은 인권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자 타락할 데로 타락한 정치기관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A씨는 지난 2019년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문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배포했다. 전단지에는 '북조선의 개 한국 대통령' 등 표현과 동시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한 사진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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