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 조건부 도입계획 미뤄져
내년 사업계획 조만간 제출…일부 조정 가능성
수요 불확실·사고기종 기피 우려…도입절차는 동일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두 차례 추락사고가 발생해 운항이 중단된 보잉 '737맥스' 항공기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로 도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737맥스 구매계약을 맺은 국내 항공사들은 내년 사업계획에 737맥스 도입을 반영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항공당국이 해당 기종의 운항 재개를 결정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위축이 지속되는 데다 사고 이력이 있는 기종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불확실해서다.
항공사들은 이달 말까지 정부에 신규 항공기 도입 일정을 담은 사업계획을 제출할 예정이어서 내년도 737맥스 도입 시기 등에 대한 윤곽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운항 재개' 조건부 도입 계획했지만 불발…"내년계획 연내 제출"
15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올해 737맥스 도입을 계획했지만 이를 실행하지 못했다. 해당 기종 운항이 지난달 말에야 재개됐기 때문이다. 앞서 항공사들은 737맥스 운항중지가 풀리는 조건부로 항공기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올해 사업계획을 국토교통부로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도 사업계획에 지연된 737맥스 도입 일정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예정됐던 737맥스 도입계획의 걸림돌이었던 운항중지가 풀린 만큼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의 구매계약을 이행할 수 있게 돼서다.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737맥스 5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추락사고로 인해 일정이 지연됐다. 제주항공의 경우 내년부터 2026년까지 50대를 들여올 예정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는 도입 예정이었던 일정이 지연됐고 내년 계획은 연말까지 제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매년 정부에 1년 단위 사업계획을 제출한다. 안전성 확보 등이 중요한 항공산업 특성상 면허 취득 이후에도 항공기 보유 대수와 기종 등을 정부가 관리감독하기 위한 제도다.
◆ 올해 계획 일부 조정 가능성…수요 불안·승객 반응 등 불확실
다만 예정대로 항공기를 도입할지를 놓고 항공사들의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절벽이 지속되는 데 더해 사고 기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우려돼서다.
수요의 경우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국제선이 상당부분 재개될 수 있지 않겠냐는 막연한 기대가 있지만 오미크론 등 예상치 못한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을 고려할 때 단언하기 어렵다. 여객 급감으로 적자를 쌓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1대에 1000억원이 넘는 항공기를 도입하고도 정작 띄우지 못하면 버티기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737맥스에 대한 승객들의 반응도 우려 요인이다. 사고 이력이 있는 기종에 대한 거부감이 나올 수 있어서다. 다만 제작사인 보잉과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사고 원인인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한 뒤 전 세계 195개국 중 180여개국이 운항을 재개했고, 미국 국내선에서도 대부분 운항을 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도입을 서두를 수 있는 요인이다. 국토부 역시 작년 11월 전 세계에서 맥스737 운항을 재개한 이후 특이한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항공사들은 올해 예정했던 도입 일정을 일부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부터 들어올 737맥스 도입은 다른 항공기와 같은 절차를 밟는다. 우선 개별 항공기를 정부에 등록한 뒤 항공사 사업계획 변경을 거쳐 운항·정비규정을 승인받는다.
제주항공과 대한항공 관계자는 "737맥스 도입 일정 등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