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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팬데믹, 섬에 여행의 미래가 있다...제1회 한·태평양 지속가능발전 포럼

기사입력 : 2021년12월09일 18:29

최종수정 : 2021년12월09일 23:41

새로운 기회 제공할 우리와 태평양의 섬에 주목해야
'포스트 팬데믹'에는 해양치유산업의 역할 매우 중요
유럽 선진국과 일본은 '해양클러스터' 개발에 총력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제1회 한·태평양 지속가능발전 포럼이 지난 8일 여수시 오션스 리조트&호텔에서 열렸다. 태평양관광기구(SPTO)가 주최하고, 여수시와 전라남도관광재단이 주관, 외교부가 후원한 이번 포럼은 기후변화 및 감염병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와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기회를 점검해보는 매우 의미깊은 자리였다.

또한 국제적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섬 관광산업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의 섬 지역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태평양의 14개 섬나라들과도 어떤 연계를 맺고 공동의 노력을 펼쳐야하는지 알려주는 전략적 교류의 현장이었다.

특히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태평양 도서국(이하 태도국)과 한국이 양측의 관계를 한층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  한-태도국 협의체를 정상급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하고, 코로나19로 위축된 인적·경제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한 지난 11월 16일의 '제4차 한-태평양도서국 외교장관회의' 이후 이런 포럼이 열렸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제1회 '한-태평양 지속가능발전 포럼'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12.09 digibobos@newspim.com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섬 관광정책과 MICE'라는 제목으로 제일 먼저 발표에 나선 진홍석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은 "이번 감염병 팬데믹으로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춘 국가의 위기대응 능력이 영리(이익 추구) 보건시스템을 선택한 국가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는 자본주의의 잔인함과 탐욕으로 점철된 인류의 역사 문제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자본주의의 효용성은 AI와 로봇이 주요 경제주체가 되는 소위 4차산업혁명 시대에 더 이상 필수불가결하지 않게 됐는데, 코로나는 이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가속화시켰다. 따라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 대안자본주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라고 화두를 열었다.

*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 고객·노조·거래기업·채권자·정부·사회일반에 이르기까지 이해관계자(Stakeholder) 모두에게 신경을 쓰는 독일식 자본주의를 말한다. 주주에 대한 배려보다는 기업에 소속된 모든 종사자와 공존공영하는 것을 경영목표로 한다.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사무자동화(OTA)의 심화, MZ 세대와 초고령사회의 진화, 팬데믹 등은 결국 전통적인 관광에서 대안  등을 이행을 촉진시킨다. 메타 관광, 이해관계자 관광, 럭셔리 관광, 힐링(웰니스) 관광, SIT(특별 테마여행) 등이 바로 대안 관광에 포함된다. 

진홍석 박사는 "이같은 대안 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섬 관광'이다. 깨끗한 해변, 오염되지 않은 바다, 따뜻한 날씨와 물, 그리고 독특한 문화의 흔적 등이 섬 관광의 비교우위에 유리한 비교 우위이고, 많은 국가들이 이미 섬 관광을 주요 경제 성장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11월의 6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남부권(광주, 전라, 부·울·경 지역)의 관광개발 추진과 함께 인프라 혁신을 결정했듯,  우리나라 전체 섬(2,876개) 가운데 70.2%(2,020개. 이중 276개만 유인도)를 차지하는 전남 지역은 섬 관광에 매우 집중해야 하며, 이를 위한 특별한 기구 신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서병로 교수(글로벌 MICE 연계전공)는 '숨겨진 365개 섬의 비밀'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여수시의 의뢰로 여수 지역의 섬 10개를 돌면서 숨겨진 여수를 재발견했다"며 "여수는 365개의 섬이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보존하고 있어 다양한 관광 콘텐츠로 활용 가능하고,  5년 연속 관광객 1500만명 이상을 유치했으며 국내 최초로 'MICE 인증도시'를 획득한 우리나라 제일의 해양관광 휴양도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26년 여수에서 개최되는 '세계 섬박람회'에 앞서 2024년에 완공 예정인 '대경도 개발사업'을 예로 들었다. 여수의 '대경도 개발사업'은 싱가포르 센토사 섬을 모델로 최고시설을 갖춘 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이다. 이에는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해수 풀장, 6성급 호텔, 쇼핑센터, 해상 케이블카 등이 들어서는 '오감만족 문화관광'의 랜드마크를 목표로 추진된다. 완공 후에는 외국인 관광객 82만 명, 2조2천억 원의 생산유발과, 1만4천여 명의 고용효과를 기대한다.

그러나 서교수는 "여수시가 다양한 해양연계 관광자원 및 인프라를 보유하고 추진하고 있으나, 외국인 관광객 유치하기 위한 외국 타 도시와의 차별화 전략이 다소 부족하다"면서 "관광 마케팅을 넘어선 '도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섬을 활용한 치유관광, 의료관광, 체험관광 중심지로서 여수만의 특화 관광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위스의 웰니스 클리닉 CLP 와 일본 '아소 리프레쉬 리조트'를 예로 들었다. 1931년 설립된 CLP(Clinique La Prarie)는 흑염소 간에서 추출한 성분을 활용한 안티 에이징 및 웰 에이징 관련 메디컬 클리닉과 스파 특화기관으로, 체류 시설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연간 4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객 중 60% 이상이 재방문하는데 이는 1년이나 2년 주기로 반복 시술을 권장하는 '셀 테라피(세포 치료)'가 인기를 모으기 때문이다.

아소 리프레쉬 리조트는 규슈 아소 산의 해발 350미터 산자락에 자리 잡은 35만평의 대규모 건강 테마 파크다. '사람, 자연, 건강'을 개념으로 기존 테마파크와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연간 4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아소 산의 4계절을 온전히 보고 느낄 수 있는 무려 450개 동의 돔형(반구형) 호텔이 늘어서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교수는 스위스 CLP 와 일본 '아소 리프레쉬 리조트'처럼 여수는 섬을 통한 웰니스파크의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해양 수산물, 건강 음료와 음식 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의료+ 치료임상+바이오산업+관광의 해양치유산업을 집중 육성해 해양치유의 메카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해변의 모래와 에어로졸, 태양광, 따뜻한 바닷물 등 모두가 해양치유와 연계되는 해양자원이기 때문에 전남과 여수는 이런 해양치유산업의 최적지라고 지적했다.

현재 독일, 프랑스, 영국 등과 일본은 이런 해양치유산업의 선두주자로 해양치유 클러스터 조성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간 45조, 고용인력만 45만명에 달한다.

캐서린 게미에르 하멜(Catherine Germier Hamel) '데스티네이션 메콩(Destination Mekong)' CEO는 '지역 경제를 재활성화시키는 지속성장 관광'에 대해 발표했다. 

캐서린은 "그냥 놀러가서 단순히 재화를 현지에 분배해주는 차원이 아닌, 가치를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발전 관광이고, 가치라는 것은 좋은 경험을 함과 동시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지역 커뮤니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 매우 중요한 대목이고, 이를 위해 지속가능발전 관광은 전략적 비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로컬 커뮤니티 주민들이 같이 놀수 있고, 그들과 함께 느끼고 즐기는 전략과 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캐서린은 "이같은 지속가능발전 전략을 위해서는 관광객을 보내는 나라들이 로컬 정부와 같이 협력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네트워크, 다리(링키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행사장에 놓인 태평양관광기구 이미지와 섬나라들의 상품들. 2021.12.09 digibobos@newspim.com

이번 한·태평양 지속가능발전 포럼을 만들고 주도한 박재아 태평양관광기구 한국 지사장 & 인도네시아 창조경제관광부 한국 지사장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태평양드림센터 프로젝트'는 바로 이같은 취지의 아주 좋은 본보기다. 태평양 도서국의 현지인들이 만든 물품들이 한국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고 제값에 판매될 수 있도록 브랜딩, R&D, B2B/B2C 판로 개척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우리 외교부가 지원한다.

박재아 지사장은 이에 대해 "쿡 제도는 관광수익이 GDP의 무려 70%나 차지한다"며 "태평양드림센터 프로젝트는 관광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절명의 위기에 놓인 태도국을 실질적으로 돕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광은 소비중심의 일회성 레저활동이 아닌 새로운 문화와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 경험하며, 영감을 얻는 기회를 만드는 지역연구, 시장조사, 기회탐색의 열린 마당이고, 해외투자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태도국들이 작고 연약한 나라가 아니라 '빅 블루오션(Big blue ocean)'의 컨티넨트(대륙)로 인식되길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번 포럼 개최를 주도한 박재아 태평양관광기구 한국 지사장이 '태평양미래센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12.09 digibobos@newspim.com

이번 포럼에 특별 찬조연사로 나온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여행의 미래에 대해 "프라이빗 룸, 프라이빗 파티, 프라이빗 투어와 같은 '프라이빗 한 경험'이 뜬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상으로도 '프라이빗'의 검색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나만의 경험, 전유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안전과 특권의 프라이빗'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에어 B&B'는 살아 남았고, 오히려 시장이 더 커진 측면도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보더라도 섬 관광은 매우 매력적인 대안 관광이 될 수밖에 없다. 발리나 빈탄의 풀빌라 리조트야말로 '프라이빗 웰니스'의 최고점이 되는 것처럼, 섬은 단순한 프라이빗 여행에서부터 해양치유에 이르기까지 가장 적합한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송길영 박사는 "아마도 MICE 산업에서 컨벤숀 부문은 와해해될 수도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가면 체험을 가상화하는 영화 <토탈 리콜>의 세상, 그같은 익스트림 경험으로서의 여행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사람들은 내 삶의 확장을 위한 여행을 원한다. 내 삶의 확장에는 경험도 있지만 휴식과 치유도 분명히 중요하다. 

2026년 '세계 섬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권오봉 여수시장은 "섬에 대한 국제 거버넌스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년 '세계 섬박람회'의 주제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이다. 섬은 분명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기회이다. 또한 바다와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미래의 바다를 어떻게 항해해야 할까. 우리는 미래의 태평양을 어떻게 경영해야 할까.

팬데믹의 우리는 지금 영화 <모아나>의 소녀 모아나와 같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모투누이 섬이 저주에 걸리자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는 섬을 구하기 위해 머나먼 항해를 떠난다. 우리는 모아나처럼 떠나야 할 때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쿡 제도 사람들은 폴리네시아에서도 춤과 노래에 능한 민족으로 꼽힌다.쿡 아일랜더들과 함께 이 곳에서 춤과 노래를 체험할 수 있다. 쿡 제도의 테 바라 누이 빌리지. [사진=태평양관광기구] 2021.12.09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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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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