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여성·아동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피해자 가해자 뒤바뀐 스토킹, 시대착오적 발상 언제까지

기사입력 : 2021년12월07일 14:22

최종수정 : 2021년12월07일 14:22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무려 11개월이었다고 한다. 헤어진 전 남자친구의 집착이 스토킹으로 바뀐 건 지난해 12월부터였다. 집에 무단 침입하고, 옷과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차량 열쇠를 훔쳐 차 안에 타고 있다가 들키기도 했다. 지난 6월부터는 직접적으로 몸에 상해를 입히고, 흉기로 위협해 감금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다 못한 여성은 경찰에 스토킹을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앙심을 품은 전 남자친구는 여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스마트워치로 두 번씩이나 호출했지만 경찰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에 시달리던 여성은 끝내 숨을 거뒀다.

김병찬의 잔혹한 범행은 스토킹이 안일하게 여겨서는 안 될 중범죄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스토킹은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방법으로 타인에게 공포와 불안을 반복적으로 주는 행위다.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주는 폭력이다. 스토킹 피해자들의 고통은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스토커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한다. 그에 따른 트라우마는 평생을 따라 다닌다.

 
  박준형 사건팀장

피해자가 고통 받는 동안 정작 가해자는 세상을 활보하고 다녔다. 장기간 이어지는 스토킹에 삶이 무너져버려도 가해자는 제대로 된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 경범죄 처벌법 적용을 받아 범칙금만 부과되는 수준에 그쳤다. 그사이 무수히 많은 피해자들이 쏟아졌다. 극심한 스토킹은 폭행, 성범죄, 살인 등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스토킹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뒤늦게 가해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스토킹처벌법'이 지난 3월 24일 국회를 통과해 10월 21일부터 시행됐다. 1999년 처음 발의된 이후 무려 22년이 걸렸다.

그러나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반의사불벌' 조항을 두고 있다. 가해자에게 채워야 할 스마트워치는 오히려 신변보호 대상자에게 지급된다. 스토킹처벌법은 있지만 스토킹피해보호법은 없어서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피해자 보호가 미흡하다보니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스마트워치 외에 다양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 국회 통과 이후 법안이 시행되기까지 약 7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또 안일한 대처에 머물렀다. 아직도 스토킹을 심각한 범죄로 보지 않는 시대착오적 발상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동안 김병찬은 전 여자친구를, 그보다 앞서 김태현은 스토킹하던 여성과 여성의 여동생, 어머니를 차례로 살해했다.

"스토킹이 성폭행이나 살인 등 중범죄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신속하게 가해자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설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스토킹이 명백한 범죄로 인정되기까지 22년이 걸렸다. 끔찍한 범죄에서 피해자를 온전히 보호하기까지 또 다시 20년이 걸려서는 안 될 것이다.

 jun89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고양시, GTX-A 개통 기념식 개최 [고양=뉴스핌] 최환금 기자 = 고양특례시는 28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A 노선 개통을 맞아 킨텍스역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공사관계자, 지역주민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GTX-A 개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양시] 2024.12.28 atbodo@newspim.com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축사를 통해 "수도권 교통혁명인 GTX-A 개통으로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어 출퇴근 길이 한층 여유로워지고, 아침저녁으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일상의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GTX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경제자유구역·K-컬쳐밸리·고양영상밸리 등의 자족시설 확보와 투자유치 등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개통 준비 중인 교외선을 비롯해 현재 사업 진행 중인 고양은평선, 대장홍대선과 계획 검토 중인 9호선 대곡 연장, 3호선 급행 등 더욱 촘촘한 광역 교통망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GTX-A에 탑승해 시설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고양시] 2024.12.28 atbodo@newspim.com 기념식 후 이 시장은 시민들과 함께 킨텍스역에서 서울역까지 GTX 열차를 직접 탑승하면서 이용편의 등 상황을 점검했다. GTX-A 전체 노선은 파주 운정에서 서울 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총 82.1km 구간을 잇는 노선이다. 28일 개통된 GTX-A 구간은 운정중앙, 킨텍스, 대곡, 연신내, 서울역 총 5개역이다. 삼성역 무정차 전 구간은 2026년에, 삼성역은 2028년, 창릉역은 2030년에 개통할 예정이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GTX-A 탑승한 어린이 승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고양시] 2024.12.28 atbodo@newspim.com GTX-A 개통식 행사 참석 시민들 모습. [사진=고양시] 2024.12.28 atbodo@newspim.com GTX는 최고 속도가 180km/h로 도시철도 보다 2배 이상 빨라 급행철도 역할을 한다. 킨텍스에서 50분 이상 걸리던 서울역 이동시간이 16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첫차는 킨텍스에서 서울역 방면으로 5시 34분이며, 막차는 서울역에서 24시 38분이다. 요금은 수서~동탄 구간과 동일하게 기본요금 3,200원, 거리요금 250원(이동거리 10km 초과 시 5km 마다)이다. 수도권통합환승할인, K패스, 교통취약계층 및 주말할인이 적용돼 대중교통 환승 이용자, 정기 이용자 등은 GTX-A를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atbodo@newspim.com 2024-12-28 17:24
사진
환율 한때 1480원대...2009년 3월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2024.12.27 mironj19@newspim.com   2024-12-27 12:5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